삼성식 포트폴리오, 분기 최초 10조원 돌파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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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의 힘`

2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바라보는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평가다. 일각의 우려처럼 휴대폰 사업부가 기대치를 밑돌더라도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 타 분야 실적이 받쳐줘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도 있지만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아이폰을 넘어서는 성과로 삼성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고 이를 활용한 1분기 공격적인 마케팅이 2분기 타 분야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는 국내 최초다. 삼성전자로서도 9조원대를 단번에 뛰어넘는 대단한 기록이다. 종전 최고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의 8조8400억원이다.

이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투매를 이끌었던 JP모건 등 몇몇 외국 증권사의 2분기 실적 하향 조정에는 반한다. JP모건은 최근 리포트에서 갤럭시S4 부진 예상과 함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9조7250억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 측의 `예상대로 팔리고 있다`는 주장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하향이 잇따랐다. 국내 증권사 3개사 정도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것으로 봤다.

시장 분위기는 휴대폰이 속한 IM(IT·모바일) 사업부 1분기(6조6600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이상 늘었다면 10조원 시대 개막을 알릴 것으로 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당초 IM부문이 7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7조원 밑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어느 정도 내려가느냐가 관건”이라며 “7조원에 육박할수록 2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IM사업부 2분기 영업이익 범위 폭이 넓다. 적게는 1분기 수준인 6조5000억원대에서 많게는 7조원 이상을 본다.

타 분야 실적 개선 기대치는 높다. 특히 디스플레이·반도체(DS)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반에서 많게는 2조원으로 본다.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반도체 매출은 14% 정도 성장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이 70%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수익성을 깎아먹었던 메모리 사업부가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하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시장이 과점 체제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익성이 개선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디스플레이도 TV용 LCD패널과 갤럭시S4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다.

TV와 가전이 속한 CE사업부도 2분기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파악한다. TV는 초고선명(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였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달 말 “상반기 TV시장은 어려웠지만 우리는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고 자신했다.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1분기와 비교해 2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본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해외 시장에 특화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이 통한 것으로 파악한다.

2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 진입은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실적 유지를 위한 또 다른 고민의 계기가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조`라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 다만 삼성 내부적으로 실적 유지를 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먹거리 찾기와 함께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IT산업은 1년 앞도 바라보기 힘들다. 삼성이 언제나 `위기`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시장 축소와 경쟁력 약화를 대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평균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9조4766억원과 10조247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12.5% 늘고, 영업이익은 16.7% 늘어난 것이다.


【표】삼성전자 최근 실적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CE-소지자가전, IM-IT모바일, DS-디바이스솔루션)

삼성식 포트폴리오, 분기 최초 10조원 돌파 원동력

김준배·권건호·이형수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