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케이블방송의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서비스

얼마 전 폐막한 미국의 `더 케이블 쇼 2013`에 국내 케이블산업의 오피니언 리더 70여명이 참관단을 구성해 다녀왔다. 해마다 이 행사를 참관하는 것은 미국이 케이블TV 사업에 있어서 독보적인 성공모델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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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의 그간의 키워드만 정리 해봐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케이블산업의 경쟁 환경변화와 주요 리더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티비 에브리웨어(TV Everywhere·2009)` `고 비욘드(Go Beyond·2010)` `에브리씽 파시블(Everything Possible·2011)` `익스피어리언스 모어(Experience More·2012)`에 이어 올해는 `월드즈 어헤드(Worlds Ahead)`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눈여겨 볼 것은 2011년까지 사업자 시각에서 기술적 변화와 서비스를 강조했던 반면에 2012년부터는 이용자 중심의 시각이 행사에 중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올해 키워드가 복수(Worlds)로 표현된 것은 케이블이 방송뿐 아니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미국 케이블사업자의 진취적 의지로 풀이된다. 즉, 케이블 산업의 외연이 확장되고 초연결 사회의 중심매체가 되겠다는 의미다.

올해 행사에서 미국 케이블업계가 가장 큰 변화 요소로 꼽은 것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였다. 그들은 TV의 미래를 △더 많은 상호작용(More Interactive) △더 많은 개인화(More Personalized) △모든 기기(All Device) 등 세가지 키워드로 표현했다. 매체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청자별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클라우드 환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케이블 셋톱박스 기능을 `클라우드`로 옮기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단말기로든 서비스 접근이 용이하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반은 인터넷(IP) 프로세스인데, 미국은 케이블사업자도 IP방식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는 기술규제로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1500만 케이블 이용자들이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올(all) IP 환경에 대비한 기술규제의 유연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빅데이터는 케이블산업 데이터를 정형화해 버려지는 엄청난 정보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청행태 분석으로 시청자가 좋아하는 장르의 채널이나 좋아하는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주문형비디오(VoD)를 추천해주는 식의 개인화TV 기능이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을 이용한 추천서비스로 전체 매출의 40%이상을 벌어들인다.

국내 케이블 업계는 미국에서 소개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성 기반의 `스몰 데이터(Small Data)`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역민의 삶의 동반자로 지역사회 정보미디어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케이블이라면 다른 매체와 차별화된 빅데이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행사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미국 케이블사업자들이 미래의 착실한 준비로 표출해내는 자신감과 낙관적 전망에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제주에서 개최했던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우리 사업자들은 `비욘드 케이블, 스마트 앤 모어(Beyond Cable, Smart and Mor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스마트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사업자들의 슬로건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하다.

행사 기간 중 강조됐던 또 하나의 화두는 끊임없는 변화와 변신이다. 속도감 있는 변화, 우리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었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hbyang@kc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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