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래 유망기술로 꼽히는 나노선(nanowire)을 효율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응용하면 고효율·저가의 태양전지 소자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최경진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교수와 신재철 한국광기술원 박사 공동 연구팀은 무촉매 무패턴 방식으로 대면적의 반도체 나노선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선은 단면 지름이 수십에서 수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정도인 극세미세선이다. 트랜지스터, 메모리, 센서 등 첨단 전기전자 소자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으로 필요한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 나노선은 주로 금속나노입자를 촉매로 사용하거나 나노패터닝 기술을 이용해 합성했다. 그러나 금속 촉매는 반도체의 특성을 떨어뜨리는 불순물로 작용하고, 패턴 공정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과 화합물 반도체(Ⅲ-Ⅴ 반도체)를 이용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선을 대면적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리콘 기판과 Ⅲ-Ⅴ 반도체 물질 사이의 격자 상수 차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인(strain· 압력에 따른 변형)을 이용해 무촉매 무패턴 방식으로 반도체 나노선을 성장한 것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나노선을 대면적(2인치) 실리콘 웨이퍼 상에 균일하게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선 태양전지를 시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성장한 나노선이 나노구조 태양전지, LED, 광검출 센서 등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 교수는 “이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노선의 밀도와 밴드갭 에너지를 조절하면, 나노선이 흡수하는 태양빛의 광량과 파장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며 “제4세대 초고효율·저가형 태양전지를 대면적 생산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7일 나노분야 과학저널인 `ACS Nano` 온라인판에 실렸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