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특허전 ITC 판정 때문에 딜레마 직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플의 삼성 특허 침해를 인정한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 때문에 앞으로 60일 내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애플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도록 한 ITC의 판정을 뒤집을 수 있다. 반대로 대다수 전임 대통령처럼 ITC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ITC의 결정을 뒤집은 사례는 97년 동안 단 5번에 불과하다. 러트거스 로스쿨의 마이클 캐리어 교수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ITC의 결정을 받아들이면 애플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을 유리하게 해주는 셈이다. 법률회사 질버버그&크누프의 무역분쟁 전문가 수전 콘 로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쪽에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애플 제품 판매가 금지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2007년 퀄컴과 브로드컴 간 특허권 분쟁의 전례를 따를 가능성도 있다.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은 ITC의 퀄컴에 대한 동영상 기술 사용 금지 결정을 뒤집어달라는 퀄컴의 청원을 거부했고, 결국 퀄컴이 브로드컴에게 8억9100만달러를 주는 선에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ITC의 결정이 전 세계 법정에서 치열한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삼성을 합의의 장으로 이끌 것 같지는 않지만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ITC의 결정을 따를 경우 애플이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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