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예정대로 투자 진행”

제너럴모터스(GM)가 8일(현지 시각) 한국에 대한 80억달러 투자를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엔저와 통상임금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댄 애커슨 GM 회장은 이날 미 상공회의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최고경영자(CEO) 라운드테이블 및 오찬에서 “엔저 현상과 통상임금 문제만 해결되면 한국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커슨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GM이 북한 문제 때문에 철수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오신 것 보니까 철수가 아니라 투자를 더 확대한다고 봐도 되겠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했다.

GM은 당초 지난 2월 향후 5년간 80억달러 규모의 대한(對韓) 투자계획을 밝혔으나 북한발 안보 위기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 고위 관계자가 CNN 인터뷰에서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조 경제수석은 “북한 사태의 위기감을 증폭시켰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GM의 철수시사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향후 5년간 80억달러의 투자를 재확인한 것은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커슨 회장은 엔저 문제와 통상임금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박 대통령에게 언급했다. 지엠은 한국공장에서 연간 1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85%가 해외시장이어서 엔저로 인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이나 근속 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이후 한국GM에서도 소송을 제기, 회사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 측 경제인들은 한국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잉사는 경북 영천에 1억달러 규모 항공전자장비 유지보수정비(MRO)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박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록히드마틴사는 한국의 고등훈련기인 T50이 미국 공군 훈련기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새 정부의) 우선순위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고, 이를 위한 핵심전략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라며 “공정한 경쟁과 산업 융합을 바탕으로 침체된 세계 경제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대해 “최고 수준인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발전된 교육 시스템, 강력한 생산기지라는 기본 위에서 산업을 융합하며 문화와 산업을 맺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 경제는 경제 기초 여건이 강하고, 여러분의 확고한 동맹을 더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성공할 수 없고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북한의 위협은 결코 한국경제를 잠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미국)=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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