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오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 기자회견은 앞서 열린 정상회담과 오찬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상대방이 답할 때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첫 만남부터 친숙한 모습을 연출했다. 또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경제동맹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고 천명했다. 글로벌 문제에 서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자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유무역협정(FTA)긍정 평가=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적 무역 협정을 계속 시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협정을 완전히 시행하자는데 합의했고 이 협정이 양국 경제를 더 경쟁력있게 만들고 일자리를 늘려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경제를 비롯한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 FTA협정이 양국의 공동 번영에 기여한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국민들이 FTA혜택을 더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국인 `전문직 비자쿼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미 행정부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조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엔지니어 배경을 갖고 있고 교육에 대한 투자를 잘 알고 있다”며 “학생 교류 프로그램 연장했으며 이민개혁을 추진해 한국과 같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기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정책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 재확인= 두 정상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북한이 행동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북한의 고립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제가 제시한 한반도 프로세스 이행을 비롯한 다각적 이행을 통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위기를 만들고 보상 받던 시기는 지났으며 우리 양국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있지만 책임은 평양에 있다”며 “평양이 약속과 의무를 지키고 특히 한반도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대화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미국을 방어하고 미국의 동맹국들은 모든 가용한 능력을 동원해 재래식 핵전력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있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해 서울에서 말했다시피 미국의 한국 방어의지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굳건한 한미동맹 의지를 과시했다.
◇글로벌 문제 공조키로= 양국은 한국이 글로벌 선도국으로 성장한 만큼 전 세계 개발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발전을 도와주는 나라로 성장했다”며 “범 세계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공동설계자 역할을 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며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을 넘어 국제사회의 다양한 도전에 함께 대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개발협력, 중동문제 등 주요 글로벌 어젠다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미국 평화봉사단 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워싱턴(미국)=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