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나오던 전력IT 관련 공사발주가 올해 들어 뚝 끊겼다고 한다. 올해 발효한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개정안이 발단이 됐다. SW산업진흥법에 따르면 대기업은 국가기관이 발주한 SW 사업에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전력IT 자회사인 한전KDN 역시 한전이나 발전회사 등이 발주하는 관련 공사를 수주할 수 없다. 전력분야는 국방·치안과 함께 예외를 두는 분야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쉽지 않다.
지난해 1분기에 680억원 SW 매출을 기록한 한전KDN의 올해 수주 실적은 `제로`다. 전력IT 발주가 없어지자 평소 한전KDN에서 일감을 받아가던 중소기업으로 피해가 확산했다. 중소기업을 위해 개정한 SW산업진흥법이 제구실을 못한 셈이다.
한전이나 발전공기업이 전력IT 공사 발주를 꺼린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계열 전력IT 전문기업(한전KDN)은 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다른 중소기업은 신뢰가 낮아 직접 발주를 못하는 상황이다.
1분기가 지났지만 한전이나 발전공기업이 발주한 전력IT 관련 공사는 단 한 건도 없다. 한전KDN을 대신할 대안도 없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의 경영문제 뿐 아니라 신규 전력IT 공사는 물론이고 SW유지보수 연장계약도 쉽지 않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늘어난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하거나 개정했다. 그러나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SW산업진흥법도 마찬가지다. 중소 SW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장에서는 되레 피해를 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개정한 SW산업진흥법이 비정규직보호법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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