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SS, 신시장 창출에 달렸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시장 전망은 밝지만 아직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 형성 단계다.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2조원 수준이며 850㎿가량의 저장용량이 보급됐다. 최근엔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붐을 타고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2010년 2조원 수준이던 시장규모가 2020년에 47조원으로 성장하고 2030년에는 12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저장용량도 2011년 1206㎿에서 2020년에는 2만105㎿로 성장할 것이라는 조사 보고서도 있다.

ESS 시장성은 훌륭하지만 국내 수요는 아직이다. 우리나라는 안정된 전력망을 보유한 데다 ESS가 가장 많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발전량 비중이 1% 수준이어서 시장 활성화와 산업화를 추진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삼성SDI·LG화학 등이 ESS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희소식이 들려왔다. 리튬이온 ESS를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전원으로 채택한 데이터센터가 다음달 본격 가동한다는 소식이다. 데이터센터가 초기 형성 단계인 ESS 시장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ESS 시장에서 UPS 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른다는 점이 시장 잠재성을 충분히 뒷받침해 준다. 그동안 납축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한 데이터센터 UPS에 리튬이온 ESS를 적용하면 차지하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직 리튬이온전지가 납축전지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수명이 2배 이상 길고 온도에 덜 민감해 냉난방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최근엔 리튬이온전지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여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ESS 보급 관건은 데이터센터 같은 새로운 수요처를 창출하는 일이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하면 ESS 시장규모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실시간 전력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확산도 가정용 ESS 기술 개발을 유도하며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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