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인문학적 소양과 기술을 갖춘 통섭형 인재 발굴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번 시도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대상이 인문계 전공자다. 흔히 SW하면 이공계, 즉 공학 전공자가 상식인데 인문계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점이 이채롭다. 여기에 6개월 동안 960시간의 SW 교육을 시킨 뒤 SW 전문가로 채용하는 점도 재미있다. 한 마디로 인문학과 공학을 아우르는 실무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발상이다.
이번 조치는 여러 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인력 수급의 불균형으로 어려움에 처한 SW 산업에도 좋은 모델을 제시했다. 더욱 반가운 건 SW 분야에 통섭형 인재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창조경제 시대다. 창조경제는 누가 뭐래도 SW·콘텐츠와 같은 무형의 지식 재산이 핵심이다. 지식재산의 원천은 인재다. 여러 인재 중에서도 아이디어가 풍부한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나와야 창조경제가 꽃 필 수 있다. 우리 교육시스템은 창의성과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창의성은 해당 분야 전문지식도 필요하지만 문학·역사·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뒤늦게나마 국내 대표 기업이 통섭형 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하면서 산업계는 물론 교육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삼성은 올해 200명을 선발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컨버전스 아카데미가 삼성에 그치지 않고 모든 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특정 기업의 행사로 치부하지 말고 분위기를 만들어 새로운 통섭형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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