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조업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대표적인 분야가 소재, 그중에서도 세라믹 산업이다. 세라믹 소재 산업의 현주소를 보면 한국 제조업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세라믹은 스마트폰 부품과 연료전지·첨단 센서 등에 필수적인 소재다. 우리나라가 스마트 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세라믹 소재를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현재 국내 세라믹 산업은 여러 가지 난맥상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가 갖고 있는 한계다. 여타 소재 산업에 비해 설비 투자가 적고 결국 고용과 전문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지어 대학과 연구소도 실습·연구개발(R&D)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연구 인프라가 취약하다보니 정부 국책 과제도 기대에 못 미친다.
세라믹 산업 경쟁력이 약한 현실적 이유는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전자·중공업·자동차·화학 등 이른바 주력 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세라믹 소재 산업은 외형이 작다 보니 생태계에서 소외된, 즉 선택 받지 못한 품목이 돼 버렸다. 기업들이 R&D와 양산 투자에 관심이 없었던 까닭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역사적으로 세라믹 강국이었다. 우리 전통 문화 유산인 도자기가 그 주인공이다. 도자기 기술력을 계승 발전시켰다면 첨단 소재 기술과 문화를 접목한 고부가 예술 산업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 제조업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 소재, 특히 세라믹 소재 산업이다. 한국의 응용·가공 기술력을 감안할 때 민관 차원의 관심만 뒷받침된다면 산업 경쟁력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다. 세라믹 소재는 자동차 엔진을 비롯해 의료·전자·에너지·구조 산업 등으로 미래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당장 돈 버는 데만 급급해 달려온 우리나라 제조업이 세라믹 소재 산업을 통해 기초 체력을 반성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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