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미래부, 기초과학 찬밥신세 안 된다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내정되자 나온 말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외국에서 모셔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역작인 만큼 초대 수장을 기용하는데도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19일 발표한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인선도 의외의 연속이었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기후변화 업무를 담당할 미래전략수석으로 최순홍 전 유엔정보통신기술국장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박 당선인의 과학기술특보로 활동했지만 또 다시 해외 인사를 선택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박 당선인의 핵심 어젠다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사령탑이 해외파로 채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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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내정자는 이중국적과 미 중앙정보부(CIA) 외부자문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둘러싸고 장관 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도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국인을 국가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데 문제될 게 없다. 더구나 미래부는 국가안보 관련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장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

ICT 업계는 김 내정자가 벤처기업의 메카인 미국에서 쌓은 ICT 관련 기업 경영과 연구소 경험을 발휘해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직 경험이 없고 오랜 미국 생활로 한국사회 시스템 전반에 어둡다는 평이 있지만 추후 발표할 두 차관과 손발을 잘 맞춰서 일하면 크게 문제될 일 없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할 당시에도 지적됐듯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성과로 평가받는 ICT 부문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과학기술 부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다. 과학기술계가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자칫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데 치중하다 보면 과학기술 분야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과학기술을 기업가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면 멀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역시 과학기술보다는 ICT 전문가라는 점에서 과학기술 부문이 찬밥신세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전략수석에 과학기술계 인사를 기대한 과학기술계는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가 왜 실패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을 효과적으로 융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ICT와 과학기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래부 조직 운영만큼이나 유관부처와의 원활한 소통과 긴밀한 협조도 필수다.

최 수석이 말한 것처럼 ICT와 과학기술을 산업에 접목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삶을 증진하려면 박 당선인의 역작인 미래부가 성공해야 한다. 미래부의 성공 여부가 박근혜 정부의 성패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주문정 논설위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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