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력과학자 활용 위한 석좌원` 설립 `제자리 걸음`

경력 있는 과학자의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석좌원` 설립이 제자리 걸음이다. 민간부문 참여 저조와 수익창출을 위한 마땅한 비즈니스모델을 찾지 못한 것인 원인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 관계자는 “올해 설립하기로 한 석좌원이 재원 등 문제로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수요에 관련한 내부 설문조사를 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예정된 타당성 조사 등 정책 연구가 수행되지 못한 것이다.

석좌원은 전·현직 과학기술인, 기업인, 교수, 공공기관 인사 등 전문가가 모여 비즈니스와 교육,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법조계 로펌 개념을 과학계에 접목시킨 `사이펌(Scifirm)` 개념이다. 은퇴과학자 등 고경력 과학자를 활용하기 위한 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ReSEAT`사업, 한국산업진흥회 `테크노닥터` 등과 유사한 성격이다. 지속적으로 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수익모델을 기반에 둔 것이 특징이다.

석좌원 설립은 조청원 전 이사장 때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식 이사장이 과기공제회를 이끌면서 `리트리트센터(Retreat Center)` `과기인복지복합단지` 등과 함께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3대 과제로 뽑혔다. 조 이사장은 “과기인은 61세 은퇴하는데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맥이 막강하다”며 “석좌원은 이를 활용해 20년 동안 일할 수 있는 장소”라고 밝힌 바 있다.

석좌원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재원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에서 재원을 일부 부담하고 수익성과 연계시키기 위해 민간에서 부담해야 하는 방향”이라면서 “경기가 어렵다 보니 민간 쪽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석좌원은 문과 전공자를 대상으로 이공계 기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 업체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기술·시장·인맥 등을 연결하는 컨설팅 사업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석좌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기업 등 민간이 참여해 수익을 거두는 비즈니스모델을 찾아야 한다. 설립을 위한 기획 연구는 들어갔지만 세부 사업방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수익 창출원이 없으면 지속적 운영이 어려워 수익성 있는 민간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제회 측에서는 “계획 수립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석좌원을 열지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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