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음식물 쓰레기 폐수(음폐수)의 해양투기가 금지됐다. 지난달부터 일반 가정이나 영업시설에서 나오는 음폐수는 전량 지상에서 처리된다. 이와 관련해서 연초 지방자치단체 음폐수 처리 대란설이 돌면서 한때 위기감이 조성됐다. 실제 일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사업장이 음폐수 처리에 곤란을 겪었고 서울시 일부 자치구는 늘어난 물량으로 민간위탁업체와 처리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그린포커스]폐기물 해양투기와 바이오매스](https://img.etnews.com/photonews/1302/389261_20130206104020_337_T0001_550.png)

음폐수는 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가 가능하지만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계획이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환경부의 `음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음식물 쓰레기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올해에만 일일 2000톤 처리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해양배출 금지로 음폐수 골치=음폐수 해양투기 금지는 2006년 발효된 런던의정서로 거슬러 올라간다. 런던의정서는 폐기물 배출에 따른 해양오염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인식으로 채택된 국제 협약이다. 1972년 런던에서 채택 후 1975년에 발효됐고 협약국의 이행준수를 강화한 개정안이 1996년에 채택돼 2006년 발효됐다. 영국·독일·중국·일본 등 30개국 이상이 가입했고 우리나라는 1993년에 가입했지만 의정서 가입국 중 유일한 해양투기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다.
의정서는 생선폐기물, 해상구조물, 콘크리트 대형물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해양투기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분뇨와 폐수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을 지난해 개정·공포했다. 분뇨와 음폐수는 올해부터, 폐수와 폐수처리 침전오염물은 내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내 일부 지자체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처리에 한시적으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대비해 환경부는 2008년 음폐수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5년간 4500억원을 투입해 배출단계에서 종량제 및 음식문화 개선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화 기술과 시설을 확보해 5개의 에너지화 시설을 확충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음식물 쓰레기 분해시설과 에너지화 시설을 위한 기준과 제도를 마련하는 등 음폐수 해양배출량 줄이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음폐수의 해양배출율은 2007년 57%에서 지난해 36% 수준까지 떨어졌다.
◇음폐수 바이오가스화 올해 성장세=`음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 이후 에너지화 시설 확보를 위한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에너지화 기술의 개발과 보급,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지금은 하루에 총 1만6000여톤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화시설들이 운영 및 시험가동 중이다. 동대문구와 속초시, 수도권매립지 3곳의 에너지화시설이 2년 전부터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구시, 고양시, 진주시, 광주시 에너지화시설이 준공을 앞두고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음폐수 에너지화시설은 혐기성소화 처리과정을 통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무산소 상태에서 유기물을 분해시켜 메탄으로 전환하는 생물학적 처리방법으로 폐수나 폐기물을 처리함과 동시에 바이오가스를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 후 남는 잔존물은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고 폐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수치가 현저히 낮아져 하수처리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음폐수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는 발전연료로 쓰여 전력을 생산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에너지화시설을 통해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자동차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공사가 완공한 자동차연료화 설비는 음폐수에서 생산한 메탄가스를 정제해 CNG와 일정비율로 혼합한 가스를 만들어 한 해 1600여대가 넘는 천연가스버스에 연료를 공급한다.
올해부터 음폐수 에너지화시설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음폐수 에너지화 종합대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다수의 설비가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운전 설비를 포함 올해 준공 예정인 설비만도 8개에 달한다. 음폐수 처리규모로 따지면 하루 196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해양 투기된 음폐수의 절반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외에도 4개의 추가 에너지화설비가 2015년내 준공 목표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폐기물 해양투기 대신 바이오매스로=음폐수 에너지화 사례가 아니어도 바이오매스는 국제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폐기물 처리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된 하수슬러지는 이미 다수의 발전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태안화력에서 한국중부발전은 보령화력에서 하수슬러지 고형연료를 유연탄과 혼합 연소하고 있다. 이들 발전소가 연소하는 하수슬러지는 하루 각 70톤에 육박한다. 지난달에는 한국남동발전이 삼천포화력의 하수슬러지 혼합연소를 위해 15개 지자체와 주변 하수슬러지 고형연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수슬러지 바이오매스 연소는 발전사업자들이 매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와도 관련이 깊다. 전체 발전량으로 놓고 보면 3% 이하의 혼합 연소지만 태양광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바이오매스의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발전사업자들 사이에서 하수슬러지 바이오매스 확보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폐기물 처리 방법에서도 하수슬러지의 바이오매스 활용은 기존 소각, 매립 등의 방법보다 처리비가 저렴하고 매립지 확보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예정된 음폐수 에너지화시설이 모두 준공되면 2008년에 발표한 종합대책 소기의 성과는 달성하게 된다. 환경부는 음폐수 에너지화시설을 꾸준히 확대해 1일 5000톤가량의 음폐수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자원순환사회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바다에 버려지던 폐기물이 하루 1500여대의 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음폐수 에너지화설비가 많지 않아 그동안의 대책 마련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올해 다수의 에너지화설비가 준공되면 음폐수 에너지화 대책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폐수 에너지화시설 현황
자료: 환경부
[소박스] 폐기물 바이오매스 사업 성공요인
음폐수 등 유기물을 원료로하는 바이오매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원해결이다. 폐기물 처리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폐기물 에너지화시설은 지역주민들에 혐오시설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기존 폐기물처리장 부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혐오시설 대비 설비구축에 제한이 적기는 하지만 여름철 악취 등의 문제는 상존해 있다. 민원이 심각해지면 결국 바이오매스 연료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국중부발전의 보령화력발전소가 이 부분에서 모범적인 벤치마킹 모델이다. 중부발전은 하수슬러지 혼합 연소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작 단계부터 지역주민의 민원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유기성 바이오매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지역주민 민원발생에 대한 우려로 발전소에 연소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석탄화력발전소 혼소 실증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해외벤치마킹을 통한 안정성을 입증해 관계자들의 우려를 해소했다.
지난해 6월 설치를 완료한 보령화력 하수슬러지 혼소설비는 현재 일일 80톤의 유기성 바이오매스를 혼합 연소하고 있다. 올해는 그 양을 대폭 늘려 150톤의 바이오매스를 연소하고 내년에는 300톤을 연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발전소 인근 지역의 하수슬러지 건조시설을 갖춘 공급처를 발굴해 6개 지자체 및 1개 공급업체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연료수급 채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와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 바이오매스의 품질규격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수슬러지 바이오매스 혼합 연소에 따른 수익 기대효과는 약 121억원에 달한다.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확보 수익과 연료비 절감에 따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량으로 치면 풍력발전기 70㎿를 대체해 설비투자비 1300억원을 절감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온실가스도 매년 약 15만톤을 감축해 탄소배출거래에 활용할 예정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사업은 연료비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이행, 그리고 회사 이미지 제고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며 “해양투기 금지에 따라 육지에서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 많아질수록 바이오매스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