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지난 28일 신화인터텍을 전격 인수하면서 LCD 광학필름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화인터텍은 국내 최대 LCD 광학필름 업체이자 삼성의 전략적 협력사이기 때문이다. 광학필름은 LCD의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빛의 휘도를 높여주는 필름이다.
우선 광학필름의 원재료인 광학용 PET 필름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지난 2010년부터 광학용 PET 필름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던 효성은 신화인터텍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효성은 연산 2만톤 규모의 광학용 PET 필름 공장 준공을 눈 앞에 뒀지만 아직 뚜렷한 판로를 찾지 못했었다. 광학용 PET 필름 시장은 SKC·도레이첨단소재·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장악해왔다. 기술 장벽이 높고 꾸준하게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이다. 효성은 물론, 호남석유화학 등 후발 대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이유다.
LCD 광학 필름 시장도 새로운 형국을 맞이하게 됐다. 신화인터텍은 반사 필름, 마이크로렌즈 필름, 확산 필름, 프리즘 시트, 복합시트 등 BLU 관련 광학필름 제품군을 거의 대부분 보유 중이다. 오성엘에스티가 인수하기 직전만 해도 생산 능력이 국내 최대였다.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신화인터텍을 전략적 협력사로 키운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를 소홀히 한 사이, 미래나노텍 등 경쟁사들이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갔다. 효성이 신화인터텍을 인수하면서 LCD 광학필름 시장은 다시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효성은 광학용 PET 필름의 원재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LCD 편광판용 핵심 소재인 TAC 필름, 코팅 소재 등 LCD 필름·재료를 직접 생산하며 수직 계열화에 나서고 있다. 효성이 LCD 소재 시장에 미칠 파괴력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 고객사들에게 더 많은 필름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면서 향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