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시장 키워드는 `승자독식`이다. 스마트 시대를 주도한 삼성전자·퀄컴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인텔·AMD 등 PC 시장 강자는 변화에 뒤처져 고전했다.
일본 최대 메모리 업체 엘피다가 파산하면서 메모리 시장 `치킨 게임`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시스템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도 경영난 가중으로 국유화가 선언됐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시장에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10년만에 주인 찾기에 성공함으로써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공격적으로 해외 업체 인수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업체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컨트롤러 업체 LAMD 등이 SK하이닉스의 품에 안겼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용 패널 양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 초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5인치 AM OLED TV를 공개하고, 연내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55인치 대면적 패널 양산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했다. 결국 올해 대량 생산을 시작하겠다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야심찬 계획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한해를 뜨겁게 달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싸움은 AM OLED TV 패널 생산 기술 유출 공방에서 시작됐다.
선투자를 단행한 부품소재 기업들은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사라지면서 장비 업계는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은 경기 둔화에 공급 과잉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국내 LED 업체 대부분이 공장가동률 60~70% 수준에 불과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TV용 LE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 대신 LED 조명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 늘었다.
스마트폰 부품 시장은 고기능·고효율 제품이 잇따라 등장했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은 기존 필름전극방식(GFF)을 대체한 일체형 제품이 잇따라 공개됐다.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G2) TSP를 옵티머스G에 탑재했다. 애플은 인셀(In Cell) TSP를 적용한 아이폰5를 출시했다.
카메라모듈은 800만 화소급이 시장 주류로 자리 잡았다. LG전자와 팬택은 1300만 화소 제품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놨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은 스마트 기기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했다. 초소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멀티증착 케이스·롱텀에벌루션(LTE) LDS(Laser Direct Structuring) 안테나 등은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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