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25>행동하면서 생각해야 남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흔히 행동이나 실천은 일정한 생각 이후에 이루어지는 후속 움직임이나 조치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계획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이나 실천은 무모하거나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불확실하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즉시 판단하고 결정해 과감한 행동을 하기보다, 검토하고 분석하면서 대안을 마련하려다 실기하거나 심각한 역기능적 피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의미하는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행동하지 않고 말만 하기(No Action Talking Only)`를 뜻하는 단어로 변질된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말로만 떠들어 실제로는 그 어떤 변화도 주도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모든 것을 사전에 완벽하게 조사하고 분석해서 미래를 대비할 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기는 불가능하다.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행동하면서 생각하고(thinking in action) 생각하면서 행동(action in thinking)해야 한다.

즉 실천하는 와중(in action)에 초기에 의도했던 대로 행동에 옮겨지지 않을 때는 행동하면서 초기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행동하는 도중에 부단히 행동한 결과를 반성해보고 더 나은 대안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전략은 행동이 일어나는 실제 현장과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실천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초 계획에 없었던 새로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행동하면서 생각하는 전략은 행위를 하면서 이전의 행위를 숙고하고 다음 행위의 방향을 결정하는, 행동과 생각이 동시병행적으로 일어나는 전략(contemplation in action)이다.

최고의 전문가는 현장에서 복잡한 현실을 만나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체득하는 과정을 거쳐 전문성을 축적해 나간다. 머리로 생각하는 논리적 사고도 필요하지만 몸을 움직여 터득한 신체적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지혜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현장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몸을 움직여 직접 적용해본 체험이 없는 생각은 관념의 파편으로 야적(野積)될 수 있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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