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국민 시선이 정치에 쏠려 있다. 이번 대선은 누가 야당 후보가 되고 누가 당선될지 예측이 어려워 국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대선과 달리 분명히 예측이 되는 중요한 이슈가 코앞에 있다. 바로 12월 31일 시작되는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은 지상파 방송에만 한정 추진돼왔기 때문에 그동안 정책의 초점 역시 집에 안테나를 달아 놓거나 아파트 공시청 등으로 지상파만 직접 수신하는 약 10% 가구에만 집중돼왔다.
문제는 나머지 90% 이상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지 않고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가입해 시청하고 있어 완전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은 이들 유료방송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원래 2009년 2월 17일부터 디지털 전환을 하려고 했다가 디지털 컨버터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4개월이나 연기했다.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가운데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수신 가구 1500만여가구 중 1000만여가구가 아날로그 가입자다.
특히 2012년 6월 현재 디지털 케이블TV 전환율 약 34% 중 서울의 전환율은 50%를 넘은 반면에 지방 도시와 농어촌은 10% 미만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시청자 복지 확대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자칫 계층이나 지역 간에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 소외 계층과 노인 등 기술적 소외 계층이 다수 포함된 아날로그 케이블TV 수신자들에게 디지털 방송 서비스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다행히 디지털 전환 정책을 주관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해결 방안으로 내년부터 클리어 쾀(clear QAM)이라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클리어 쾀은 디지털방송을 확대하기 위해 2003년부터 미국이 채택한 표준으로,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하는 기존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 방식과 달리 디지털TV 수상기만 있으면 방송 수신이 가능한 방식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케이블방송과 IPTV, 위성방송 등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인터넷과 유선전화, 심지어 휴대폰과도 묶어 다양한 요금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상품은 신규 가입 시 금품까지 제공해 일견 소비자가 사업자와 상품의 다변화로 혜택을 보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봉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셋톱박스가 없어 주문형 비디오(VoD) 등 양방향 서비스를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저렴한 요금으로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클리어 쾀은 디지털 전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장 효율성 높은 방안이다. 현재 일부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기술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유료방송 중 유일하게 아날로그 서비스를 하고 있는 케이블TV가 디지털화돼 완전한 의미의 디지털화가 완성되어야 방송 환경에 스마트 생태계를 만들고 정보통신기술(ICT)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더욱 강력한 의지 아래 이미 디지털TV 수상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도 서비스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을 보완해야 한다. 이미 보급된 디지털TV 수신을 위해서는 TV 제조사의 협조를 독려할 필요도 있다. 시혜적 차원이 아닌 시청자 복지권 확대라는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술적 장애가 없는 한 최소 채널이 아니라 최다 채널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제 연말까지 30여일이 남았다. 클리어 쾀 도입을 포함해 모든 지혜와 의지를 총동원해야 예측 가능한 디지털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dksung@ca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