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이종(異種) 코어를 단일 프로세서에서 구현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상용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AP시장 1위를 지킨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앞서 차세대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기술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고체회로학술대회(ISSCC) 2013에서 세계 최초로 `빅리틀(big.LITTLE)` 프로세서 구현 방법론 및 구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빅리틀은 ARM의 차세대 CPU 프로세싱 툴이다.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가진 두 개의 코어를 하나의 칩에 결합하고 전력관리 소프트웨어(SW)가 작업 종류에 따라 최적의 프로세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저전력 특성이 강한 `코어텍스-A7`과 고속 프로세싱이 가능한 `코어텍스-A15`를 결합, 작업별로 코어를 분산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전화, 문자 등 단순 작업은 소비전력이 적은 코어텍스-A7이 담당한다. 동영상 감상과 게임 등 고속 프로세싱이 필요한 작업은 코어텍스-A15로 분산시키는 식이다. 특히 이 기술은 스마트폰 및 모바일 기기의 소비전력을 낮추면서 고성능 멀티미디어 성능은 유지할 수 있는 AP 기술로 주목을 받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브로드컴, 프리스케일, TI, LG전자 등이 빅리틀 기반 AP 개발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28나노 공정을 이용해 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될 `갤럭시S4`에 빅리틀 기반의 차세대 AP가 탑재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ARM코리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많은 협력사들이 ARM의 빅리틀 프로세싱을 응용해 다양한 프로세서 기술을 개발한다”며 “내년 초 CES 전시회에서부터 삼성전자를 필두로 본격적인 고성능 저전력 스마트 기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RM코리아는 20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ARM 테크 심포지엄 2012`를 열어 내년 모바일 시장에서 쿼드코어 AP를 탑재한 스마트폰 비중이 절반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전력 프로세서를 위해 고안한 빅리틀 프로세싱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섭 ARM코리아 지사장은 “내년 하이엔드급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의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낮은 비용으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빅리틀이 다중 코어 AP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