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도 20~30년 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을 겪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서비스업(인문경제사회, 의료 등) 분야로 경제중심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라는 게 설명이다. 과학기술은 국가발전 원동력으로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는 것은 선진국에게도 주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미국은 활성화정책은 STEM으로 대변된다.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은 NST주도의 이공계 인력양성 프로그램이다. STEM은 각급 학교나 유치원에서 과학교육 관련 수업을 마련해 시설·운영비로 자금을 신청하면 NSF가 심사를 거쳐 전액 지원하는 방식이다. 각 주정부와 공동으로 과학박물관이나 전시관 등 과학교육에 관련된 각종 시설의 설립도 지원한다.
오바마 행정부가 STEM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방침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미 1기 행정부 때 43억5000만 달러를 들여 유치원부터 12학년 학생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교육하려는 정책을 시행했다. 앞으로 1억 달러를 들여 STEM 분야 교육자 10만명을 양성한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과학기술정책을 추진한다. 863계획(중대과학연구계획)에 이어 985공정(세계적 대학 30개 육성)을 실시했다. 이는 스타과학자 영입을 목표로 한 천인계획으로 이어진다. 863계획은 덩샤오핑이 1986년 3월(863) 주창한 핵심 과학기술정책으로 국가역량을 첨단기술에 집중 투입하는 게 골자다. 계획에 따라 자금투입과 인재유치를 통해 미사일과 핵·우주 관련 분야에서 약진을 거듭했다.
이 후 이 정책은 장쩌민 전 주석이 주도한 세계일류대학 육성프로그램 `985공정`으로 확대·심화됐다. 또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2008년부터 스타과학자 등 고급인력을 영입하는 `천인계획`을 시행 중이다. 이 계획은 경제와 산업의 질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5∼10년간 2000여명의 해외고급인재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시행 3년여 만에 영입인재가 1510명에 이르렀다. 현재 중국 전역에 해외유학생 전용단지 및 창업기업이 150개 단지 8000여개에 이르고 2만 여 명의 유학생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의 이공계 기피 문화가 시작된 것은 20년 전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본인 엔지니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좋은 엔지니어 이미지를 심는 홍보 캠페인을 실시하는 한편, 인도·중국 등지의 우수한 외국인 엔지니어를 채용하거나 해외 업체에 엔지니어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인재양성종합계획 수립을 통한 이공계 인력의 질적 양적 확보작전을 추진 중이다. 유럽은 유럽과학재단 등의 정책 제시를 비롯해 이공계 기피현상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