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사례로 본 VDI 도입 효과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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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략적 기술 트렌드는 모바일·클라우드·빅데이터가 될 듯하다. 가트너발(發)이다. 이 기술들은 혁신과 변화를 수반하는 파급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상호 결합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 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워킹 환경 구현과 관련해 조명받고 있다. 특히 향후 PC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출시되면서 BYOD(Bring Your Own Device)를 고려한 효과적인 도입 방안도 검토된다.

내가 몸담고 있는 두산 그룹을 예로 들어보자. 회사 측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려고 여러 방안을 검토했고 그중 하나로 데스크톱 가상화(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구축에도 나섰다.

VDI는 PC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클라우드 환경에 있는 가상PC에 접속, 사용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룹에서 600여명이 VDI를 쓴다. 적용 효과와 만족도가 높아 전체 자회사로 확산을 준비 중이다. 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부문을 대상으로 VDI 구축에 착수, 3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구축을 완료한 데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최종 사용자 업무 환경을 표준화해 VDI 구축 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마스터이미지 버전을 단일화했다.

다음으로 VDI의 목적과 업무 수행 범위를 명확히 정의했다. 원격에 있는 가상PC에서 업무를 하는 VDI 아키텍처는 실제 PC보다 성능과 편의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VDI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업무는 실제 PC를 이용하게 했다.

무엇보다 효과적인 변화관리를 수행했다. VDI 구축 시 사용자 변화관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최고경영자(CEO) 독려 메일을 발송해 적용 초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다양한 변화관리 콘텐츠를 개발하고, 직급별로 사용자 교육을 차별화했으며, 가상PC로의 일대일 전환을 지원하고, 사용자 문제에 그룹 상담 창구와 연계해 대응해 VDI 환경에서 업무 수행을 조기에 정착시켰다.

VDI 구축으로 기업 내부 정보 자산화, 정보보안 강화, 업무 효율성 증대라는 세 가지 도입 목적을 달성했다. 또 최근 지주부문이 적용한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현하는 도구의 하나로 VDI를 활용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수단으로도 이용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VDI 아키텍처상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한 지역으로 파견되는 해외 출장자를 고려한 업무 연속성 확보 기술도 요구된다. 현재 사무직 중심으로 쓰이는 VDI를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요구하는 연구개발(R&D) 영역으로 확산하려면 그래픽 처리 기술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벤치마크테스트를 한 결과 GPU 한계로 서버 한 대에 두 대의 가상PC를 구현하는 것이 최고 수준이었다. 고비용 발생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VDI 구축에 따른 명확한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사례 분석 결과 기존 노트북보다 비용이 느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의 개선을 위해 최근 신(thin)/제로 클라이언트 도입 등을 통한 비용 최소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안정성과 성능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VDI는 지난 몇 년간 괄목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분명한 것은 VDI 도입이 일단은 긍정적이며, 회사의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성진 두산정보통신 BU장·전무 sungjin.choi@doo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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