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민자사업으로 추진한 시외버스 통합전산망 사업이 3년만에 좌초 위기에 처했다. 전국 337개 터미널 중 온라인 예매가 가능한 터미널은 22.8%에 그치고, 왕복예매가 가능한 터미널은 6.5%에 불과하다.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이윤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24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9년 착수, 2010년 완료하겠다는 시외버스 통합전산망 구축 사업이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전산시스템 사용에 대한 수수료 납부가 이뤄지지 않아 11월부터 시스템 중단 위기도 맞고 있다.
시외버스 통합전산망은 전국 337개 터미널 중 76.2%인 257개에 적용했다. 이 중 온라인 예매가 가능한 터미널은 77개, 왕복예매가 가능한 터미널은 22개다. 왕복예매가 불가능한 터미널 중에는 하루 평균 2만7000명이 이용하는 동서울종합터미널 등 대형 터미널들이 포함돼 있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이유는 초기 터미널연합회가 139개 터미널에 시스템을 구축하던 중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매표 수수료 문제로 독자 전산망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향후 국토해양부는 터미널연합회와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간 합의를 유도, 이르면 내년부터 양측 전산망을 연동할 계획이다.
전산 사용 수수료율을 정하지 못해 이용료가 체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SK브로드밴드는 41억3000만원을 투자,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산수수료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터미널연합회와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현재 11억1000만원이 체납된 상태여서 더 이상 미납 시 시스템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의원은 “시외버스 통합전산망 좌초는 국토부가 뒷짐만 진 채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국토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동안 두 협회의 합의를 이끌기 위해 여러 차례 조정회의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표]시외버스 통합전산망 구축 현황
자료:국토해양부 국감 제출자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