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 정부 정책이 문제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공계 기피 종합 대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를 위해서는 과기 분야 일자리를 확대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7일 `이공계 기피해소 정책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이공계 기피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창의적 과학기술인재대국을 위한 제2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안)`이다. 과학기술과 교육의 융합을 통해 초중등 과정부터 생애 주기에 걸친 창의적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자 연구몰입환경 조성에 핵심 방향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5대 분야 15개 중점과제를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우선 초중등 융합교육 분야에서 고등학교는 입시를 위한 암기식 교육에 몰입해 창의성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현행 대학입시제도 하에서는 사실상 해결이 어려워 입시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대학(원)에서는 기업의 요구를 무시한 경직된 교육이 계속되며 세계대학 평가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출연연의 교육 참여와 연구몰입환경 조성도 사실상 실패다. 출연연 선진화는 3년째 논의만 진행 중이며 비정규직 연구원도 이공계의 직업불안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미래과학 기술의 정밀한 예측력이 부족해 조기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임기응변식 인력양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공계 기피해소 우선과제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제시했다. 한국은 전체 일자리 중 과학기술분야 일자리 비중이 18.6%에 그치며 연구 인력은 대부분 대학과 공공연구소를 선호한다. 그럼에도 출연연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정부의 일률적 통제를 받아 인력활용의 유연성이 없다. 따라서 공공분야 채용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전문이학석사(PSM) 등 연구주변인력 전문가를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주문했다.

30대 연구원들은 상당수 비정규직 연구원이라는 불안정한 신분으로 창의적 연구에 몰두하기가 어렵다. 동시에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비율은 학생들의 이공계 진입기피의 결정적 이유다. 창의력이 뛰어난 연령대의 고급인력이 안정적 직업·연구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비정규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관련 법률로 인해 고급 과학기술자가 더 좋은 대우를 찾아 직장을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위한 보상체계와 지식재산권 보호에서 연구개발자 친화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원근 입법조사관은 “이공계 기피현상 해결의 출발은 현장의 과학기술자들이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연구몰입환경의 마련과 복지의 향상은 이를 위한 필수과제”라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 발생과 정책현황

"이공계 기피, 정부 정책이 문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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