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인 과학자 "우린 코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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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KoEur` 솔루션 기술연구소에 일하는 심용호 박사는 오늘도 코센에 접속한다. `What is?` 게시판에 올라 온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다. 심 박사는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벨기에에 정착한 지금까지 10년 넘게 코센을 이용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심 박사에게는 국제공동연구 사업 아이디어를 코센에서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벨기에 몽스대학에서 근무하던 시절 코센에서 알게 된 삼성의료원 연구원과 한·벨기에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한 경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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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 `코센` 회원 수 증가율<자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미국 세인트주드 소아연구병원에서 근무하는 이호진 박사는 코센 웹진 기고 덕분에 잊고 지내던 후배와 만나게 됐다. 코센 쪽지 메신저로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연구 근황을 이야기하다 의기투합해 함께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물리적인 거리는 상당했지만 코센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행한 연구가 결실을 이뤘다. 미국 화학학회지에 논문도 발표했다. 이 박사는 코센에 접속하는 것을 `코센합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인터넷 사이트도 많지만 코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 `코센(KOSEN:The Global Network of Korean Scientists & En gineers)`이 세계 한인 과학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인과학기술자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코센`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1999년에 구축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출범 당시 2700여명이던 회원 수는 지금은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해외 회원도 7300여명 수준이다.

코센이 열풍이 일고 있는 이유는 코센의 슬로건처럼 `사람을 아는 재미, 지식을 얻는 기쁨` 때문이다. 해외에서 외롭게 연구하는 해외 한인 과학자에게 코센은 온라인 속 `작은 한국`이다. 윤정선 KISTI 코센 담당 선임연구원은 “독일에 연수 간 처녀와 프랑스에 유학 온 총각 연구자가 코센 카페에서 만나 결혼한 사례도 있다”며 “해외에서 찾아봐도 유례없는 독특한 과학인 인맥 네트워크다”고 말했다. 비교적 젊은 나이대인 30~40대 회원이 전체 65%를 차지하는 것도 활발한 인적 교류에 한몫하고 있다.

연구개발(R&D) 과정 중에 전문가나 경험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는 것도 코센의 인기 비결이다.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다른 회원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공유한다. 코센을 통해 주고 받는 정보건수는 연간 14만건, 하루 평균 400회 정도다. 과학기술계 현황을 파악하고 국제 공동연구 파트너를 찾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스마트시대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모바일 서비스도 개시했다. 윤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중소기업처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국내외 과학기술인을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개인별 네트워크를 넘어 연구실 단위 네트워킹 서비스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