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애플은 최근 차세대 스마프폰인 아이폰5에 인셀(In Cell) TSP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인셀 TSP는 LCD 패널 내부에 터치 센서를 내장하는 것으로 기존 TSP와 차별화된 기술이다. 애플의 행보는 TSP 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TSP 시장의 공급망은 중소·중견 업체에서 모듈을 제조해 LCD 패널과 함께 조립 업체에 납품하는 형태다. 인셀 TSP는 이런 공급망을 모두 없애고 LCD 패널 업체가 부품·소재 조달과 공정·조립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애플에 TSP을 공급해 온 대만 업계에는 위기가 되는 반면, 디스플레이 시장 선두 주자인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일 대만 TSP 업계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가격 경쟁에 나선다면 국내 스마트폰 업계도 대만산 채용을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필름 방식 TSP를 공급해 온 국내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모델에 플렉시블 OLED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렉시블 OLED가 상용화되면 필름 기반 TSP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맞을 수 있다. 플렉시블 OLED를 사용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얇고 깨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국내 중소·중견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플렉시블 OLED에 적합한 아주 얇고 멀티터치가 가능한 TSP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윈도8은 키보드와 마우스는 물론 터치로도 동작할 수 있는 새로운 UI가 특징이다. 윈도8을 기반으로 하는 중대형 디스플레이에서 TSP 탑재는 점차 확대될 것이다. 노트북·중대형 모니터·올인원 PC 등에 적용되는 TSP는 기존 제품보다 높은 해상도는 물론 빠른 응답 속도와 멀티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이 요구될 것이다.
국내외 TSP 시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중소·중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와 공정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TSP 기술 혁신을 위한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다.
곽민기 전자부품연구원 디스플레이부품소재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