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라면 기업 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 종류만 수백 가지다. 관련 전문 지식이나 자동화된 프로세스 없이는 이러한 SW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이에 최근 성공적으로 SW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한 아시아나항공의 사례와 함께 국내 8명뿐인 SW자산관리사(C-SAM) 1급 자격증 소지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손재민 책임을 통해 SW자산관리의 중요성 및 자격증의 필요성을 알아봤다.
②[SW강국 도약, SW자산관리에 달렸다(중)]기업 성공 사례와 자격증의 필요성
올해 아시아나항공은 소프트웨어(SW) 자산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통합자산관리 솔루션을 도입했다. 사내 불법SW 설치를 근절하고 최신 보안 업데이트 정보에 대한 자동 관리 등을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SW자산관리 솔루션 도입을 하자마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솔루션 도입 전에는 실제 설치·사용하는 SW 수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매된 라이선스 현황과 현재 사용 중인 SW 수량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솔루션 도입 전에는 어도비 아크로뱃 SW 220카피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이 만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솔루션 도입 후 실제 설치돼 있는 수량이 200카피로 확인됐다. 이에 SW 추가 구매 비용을 10%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아크로뱃 외에도 포토샵, 한글오피스 등의 SW도 10~15%씩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년 외부 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SW 사용실태 점검 비용(약 1억5000만원)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SW 점검에 따른 업무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예전에는 자체 인력 4명과 외부 기관 지원인력 8명 정도가 투입됐지만 현재는 SW자산관리자 한명으로 가능해졌다. 점검 기간도 3500여대의 PC를 점검하는 데 5일 정도 소요됐던 작업이 지금은 3900여대를 점검하는 데 하루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의 SW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도현 아시아나IDT 대리는 “SW를 도입하고 나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려면 그에 맞는 SW 사용 환경과 정책을 정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SW 자산관리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SW자산관리 자격증(C-SAM)을 취득하면서 알게 된 프로세스가 SW 자산관리 환경을 재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SW 관리업무 담당자에게 SW자산관리 교육과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SW자산관리자격증(C-SAM) 1급 소지자 손재민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
-SW자산관리 자격증 1급을 획득하게 된 계기는.
▲잠시 전산부서를 떠나있던 기간 동안 IT분야의 기술과 문화가 많이 변해있었다. 특히 SW의 개념이 많이 달라져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한 변화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에서 주관하는 SW자산관리 교육을 수강하며 이를 계기로 SW자산관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 어려운 1급 자격증을 취득한 데는 2009년 한 명도 1급에 합격하지 못 했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 정신이 발휘됐다. 그리고 조만간 SW자산관리사를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2급보다는 1급이 훨씬 희소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격증 획득 후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가.
▲SW자산관리사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쌓은 지식과 정보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SW를 각 부서에서 구매하고 있어 통합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점진적으로 SW자산관리 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갖춰나가고 있다. SW 관련 규정에 적합한 자산관리 데이터베이스(DB)를 설계, 구축하는 것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SW 사용실태 자체점검을 매년 최소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점검 결과를 실명화하고 그 이력을 관리해 SW 적법 사용 의식을 고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W 산업 종사자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SW 개발, 관리, 유통, 유지보수 등의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SW자산관리사 시험에 도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SW를 포함한 저작권이라는 것을 왜 보호해야하는가를 확실하게 인지하게 됐다. 자격증 취득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이 외 담당 업무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관련 분야의 변화를 빨리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