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두산전자 38년만의 해외 첫 생산기지 중국 창수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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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의 눈빛이 날카롭다. 제품에 미세 먼지가 들어가지 않았는지, 이상은 없는 지 꼼꼼히 살핀다. 반도체 공장에서나 봄 직한 모습. 하지만 이곳에선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 `동박적층판(CCL)`이 만들어진다.

[르포] 두산전자 38년만의 해외 첫 생산기지 중국 창수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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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 회장(앞줄 왼쪽)이 중국 창수 CCL 생산 라인을 둘러 보고 있다.
[르포] 두산전자 38년만의 해외 첫 생산기지 중국 창수공장을 가다

중국 푸둥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자리잡은 `두산전자창수유한공사`. 두산이 작년 6월 대만 화위전자로부터 인수한 뒤 4일 준공식과 함께 첫 가동에 들어간 창수법인은 두산 전자의 미래를 짊어질 전진기지다.

인수 전만 해도 창수에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범용 CCL뿐이었다. 노후화된 장비와 기술 부족 탓이다. 두산이 들어가 1년 만에 확 바꿨다. 기존 장비 개조 및 신 장비 도입을 통해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초박막 CCL 기준인 0.08㎜보다 얇은 0.05㎜까지 구현해냈다.

정길수 두산전자 창수법인장은 “장비 회사도 경험이 없어 부정적으로 봤지만 연구개발 단계서부터 치열하게 부딪혀 최고 수준의 고부가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클린룸을 둔 건 그래서다. 고부가 제품의 품질확보 차원에서 창수는 한국 공장보다 30%가 더 많은 자동화시설이 투입됐다. 두산이 창수에 공을 들인 건 이유가 있다. 중국은 세계 PCB 시장에서 5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중국 CCL 시장규모는 지난해 43억달러에서 2016년 68억달러로 급증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 CCL 업체인 두산은 한국 내 성장에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제품 주기 및 납기가 짧아지는 전자산업에서 더 이상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두산이 CCL 사업 시작 38년 만에 해외 첫 생산기지를 중국에 마련한 배경이다.

그동안 해외 생산 현지화의 요구가 컸다는 점에서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학철 두산전자 사장은 “과거에 진출했으면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중국 PCB 시장에 범용 제품으로는 진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부가 기술을 확보한 지금이 적기라는 설명이다.

두산은 할로겐프리(HF) CCL, 연성CCL, 메탈CCL 등 하이엔드 제품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위치한 쿤산, 트라이포드의 우시, 유니마이크론이 있는 쑤저우 등이 창수와 인접해 밀착 대응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오는 2016년 중국에서 매출 5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2017년 하이엔드 CCL 분야 세계 1위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창수는 그 시발점이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38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제2, 제3의 기지 구축으로 글로벌 소재부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창수(중국)=


두산전자창수법인 중장기 매출 계획(단위:억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