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정 박사팀, 그래핀 격자 조절 성공
늘어나는 전자시계나 휘는 전자제품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 나노양자연구단 정수용 박사 연구팀은 미국 표준기술연구원(NIST) 연구팀과 공동으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 전기적 성질을 외부 역학적 힘을 이용해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주사현미경(STM) 탐침과 그래핀 사이의 분자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반데르발스 힘)과 기판 전극을 이용한 전기력을 이용해 그래핀 격자의 변형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탄소원자 한 층만으로 이뤄진 그래핀(두께 0.35㎚)은 자체적 혹은 외부적 요인으로 탄소 육각형 구조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연구진이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연구진은 그래핀 막의 성질을 단순히 전기적 방법만이 아니라 역학적 방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했다. 이는 막 변형을 통해 늘어나는 전자시계, 휘는 휴대폰, 가전제품 등 플렉시블 일렉트로닉스 등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 원형 대칭 구조로 그래핀이 변형될 경우 그래핀 내 전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한 지점에 양자점 형태로 모여 있게 된다는 기존의 이론적 예측도 실험적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단순히 게이트 같은 외부 전기적 자극을 활용해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제어했다.
정수용 박사는 “그래핀 모양이 변해서(삼변형 대칭) 전기적 성질이 바뀌면 양자홀 효과가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성질을 나타낸다”며 “이 원리를 이용하면 극저온 냉장고와 고자기장 없이도 양자홀 효과를 발생해 저항표준기를 개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홀 효과=극저온·고자기장 하에서 2차원적인 전자 시스템의 홀 저항이 물질에 무관하게 기본 물리상수의 비로 양자화되는 현상. 전기저항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