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넥센 돌풍과 스마트금융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야구장마다 꽉 들어찬 팬들이 열광한다. 해마다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쓴다. 이 거대한 에너지는 한국 프로야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인기 폭발 중심에 넥센이 있다. 박찬호, 이승엽, 김병현 등 내로라하는 해외 스타플레이어가 다 돌아왔지만 파란의 진원지는 이들이 아니라 넥센이다. 후원 그룹이 없어 동계훈련 때마다 떠돌이 신세였던, 선수를 팔아 구단 운영비를 댄다는 비난을 샀던 바로 그 팀이다.

팬들은 넥센 강세에 탁월한 클린업 트리오, 꼴찌들의 집단 승부욕 같은 이유를 들지만 더 근본적인 힘은 승부를 떠난 재미, 꺾이지 않는 끼에서 나온다.

요즘 스마트금융 격전지가 흡사 야구판 같다. 스마트기기로 이뤄지는 주식거래 비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마트 주식거래 1위 업체의 지난 1년 반 누적 주식약정 금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스마트뱅킹 이체 금액은 3727억원으로 전년보다 698%나 늘었다. 스마트뱅킹 등록고객 수도 2010년 261만명에서 지난해 1036만명으로 300% 가까이 급증했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정글이 됐다.

야구가 연습과 투자로 높은 승률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처럼 스마트금융도 투자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야구장을 찾는 야구팬들은 전통적인 야구 기술과 경기력도 중시하지만 또 다른 재미와 놀이를 찾는다. 스마트금융 이용자도 전통적 금융서비스 그 자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뭔가를 원한다.

스마트금융이 시장에 던진 또 하나의 화두는 전통적 금융사 규모와 덩치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역시 지금 야구 판세와 무척 흡사하다.

금융 이용자는 하루가 다르게 스스로 스마트해진다. 스마트한 요구를 만들어 금융기관에 그것을 만들어 내놓으라고 당당히 압력을 가한다. 트렌드 주도권을 금융기관이 아닌 이용자가 쥐고 있다.

넥센은 누가 보더라도 올해 프로야구 흥행 최대 주역이다. 넥센은 어쩌면 내년 제9 구단 엔씨가 가세하는 야구 판을 가장 앞서 읽고 대비하는 팀이기도 하다.

금융가에도 스마트금융 빅뱅이 몰려온다. 이에 얼마나 빨리 준비하고 서비스하는지가 금융기관 생존을 결정하게 됐다.

혹시 지금도 어떤 분위기인지 잘 모르겠다는 스마트금융 담당 임원과 관련 직원이 있다면 이들에게 권한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 넥센 홈구장인 목동구장을 찾아 거기서 뭐가 바뀌고 있는지 확인해 보시라. 그 다음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짚어보시라.


이진호 경제금융부장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