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지난 2일 국회에서 `소프트웨어(SW) 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으나 이번에 이뤄진 법 통과가 국내 SW 시장 질서를 기존 대기업 위주에서 전문 SW 기업 중심으로 전환해 우리나라 SW 산업이 새로 도약할 계기가 되기를 산업계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 심지어 금융계에 몸담은 이들까지 바라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SW 산업 진흥법 개정` 이후에 앞으로 SW 산업을 일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바로 SW 개발자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SW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의견을 개진하고 실행하지만 핵심은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SW 개발자라는 부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SW 개발자는 SW 코더뿐만이 아닌 아키텍트, 프로젝트 매니저, 품질관리자, 디자이너를 포괄하는, 전체 SW 개발에 관련된 전문 인력을 통칭한다.
즉 SW 산업을 일구는 가장 빠른 방법은 SW 개발자가 대접받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미국처럼 SW 개발자가 변호사보다 더 대접받는 직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하지만 SW 개발자 파견제도 한 가지만 개선하더라도 SW 산업을 일구는 다음 발걸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우리나라 SW 산업 구조와 형태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급성장 시대의 건설사업` 형태다. 노동집약형 비즈니스모델이었던 건설사업이 SW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기본적 이익과 비용 기준이 `인건비`인 구조다.
2012년 현재까지 SW 가격은 인건비에 이익을 더해서 청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내부 혁신보다 고객의 요청을 받아 개발하는 형태다. 내부 효율과 혁신보다는 고객과의 관계가 중요한 산업구조를 대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SW 개발자 파견`이다.
SW 개발자 파견이라는 말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SW 개발자의 지위를 그대로 표현하는 단어다. 좁디좁은 자리와 열악한 냉난방, 늦은 퇴근, 월화수목금금금 또는 3D에 드림리스(Dreamless·꿈이 없는)를 추가한 4D 업종이라는 말은 `파견개발`이라는 단어 안에 모두 포함됐다.
따라서 SW 개발자 파견을 제도적으로 수정하거나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SW 개발자 파견 대가와 조건을 개선하고 SW 개발자의 파견 업무환경과 업무시간 등을 표준 프로세스로 만들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나 제도로 보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에서 잘 알려진 재미 벤처기업가 나카지마 사토시의 말을 인용하면 왜 이러한 일을 해야 하는지 매우 분명해진다.
SW 기업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형의 지식집약형 비즈니스모델을 지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SW 라이선스 모델이 전형적인 예다. 반면에 미국 벤처투자자들은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노동집약적 비즈니스에 관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미국 SW 비즈니스에서 SW 엔지니어는 프로구단의 야구 선수 같은 존재다. 구단은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스타 플레이어에게 그에 걸맞은 최상의 대우를 한다. 극소수의 뛰어난 SW 엔지니어에게도 프로야구 선수 같은 대우를 한다. 즉 진짜 실력 사회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I@I-o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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