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급감에 금융투자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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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증시가 극심한 거래량 부진에 빠졌다.

증시 유동성 척도가 되는 고객예탁금은 17조원으로 올 초 20조원 대비 15%가량 빠져나갔다. 지난해 일본 대지진과 미국·유럽 재정위기 때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기대했던 글로벌 시장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17조4576억원으로 전일 대비 0.7% 줄어들었다. 이달 초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예탁금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수도 동반하락하면서 14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을 찍기도 했다.

거래대금 감소폭은 이보다 커 지난 11일 코스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35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2%나 감소했다. 지난 2월 2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 거래대금 8조7759억원 대비 절반수준이다. 코스닥시장은 1조8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에 그쳐 그나마 선방했다.

역으로 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공매도는 이달 들어 증가해 전체 거래대금의 3.86%로 전달 3.60%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올 초 2.56%에 비해 1.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셈이다.

연초 지수 상승의 단초가 된 외국인도 이달 들어 1조40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거래량 급감과 지수 하락에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불안을 직접적 원인으로 꼽았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연정 구성을 둘러싼 불안감과 유로존 탈퇴 가능성, 스페인 부실은행 국유화로 인한 국채금리 상승,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의 최저치 기록 등으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 거래량 회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대금이 줄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은 금융투자 업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년 연속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 순익도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시장참여자 증가로 경쟁이 심화된 상황 속에서 거래대금마저 줄면서 지점 축소와 구조조정까지 논의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이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지만 실질적으로 거래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실효성 있는 부양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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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