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3일(화) 저녁 9시30분
KTX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묶인 지도 벌써 10년 이상 흘렀다. 사람들은 속도를 추구해 왔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이곳저곳 살피며 쉬엄쉬엄 달리는 완행열차가 있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출발해 경상남도 하동, 밀양까지 약 300km를 운행하는 경전선은 구불구불한 오래된 길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화순역에는 완행열차가 다니는 경전선과 복암역으로 통하는 화순선 두 개 철로가 있다. 화순선은 1942년 화순탄전의 무연탄을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6·70년대 광업소가 번성하던 시기에는 총 11.4km 길이의 철로를 따라 탄가루들을 화순역으로 옮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북적였다.
광산업이 쇠퇴하자 마을 주민들은 떠났고 남은 몇몇 사람이 이곳을 지킨다. 30년간 막장을 지키며 선산부 일을 하는 최병철씨를 EBS 다큐팀이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꿈을 싣고 달리던 화차는 이제 멈춰 섰지만 이 역은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과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곳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