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앞둔 MVNO, 가입자 확충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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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부담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월 통계청(www.kostat.go.kr)이 발표한 `2011년 연간 가계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통신비 지출비용이 2010년과 비교해 4,300원 오른 14만 2,900원을 나타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통신장비 구입비, 그러니까 단말기 할부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통신서비스는 2010년보다 2.5% 오르는 것에 그쳤지만 단말기 구매비용은 49.3%나 올랐다. 이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과도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계기는 KT가 애플 아이폰3GS를 2009년 11월부터 들여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전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판매량이 60만대 규모에 불과했으나 아이폰3GS가 선보인 이후 매년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0년 600만대를 넘어서 2011년 2,000만대를 넘었고 올해는 3,000만대에 달할 것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단말기 부담이 만만치 않게 됐다는 사실이다. 피처폰의 경우 기능이 제한적이고 데이터 소비량이 그리 부담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성능이 부쩍 높아졌고 데이터를 다량으로 소비한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스마트폰을 고객이 구입하게 하려면 단말기 구입부담이 적으면서도 데이터 소비량이 높아지는 것에 따른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를 확보해야 했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 보조금과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다.

◇MVNO 가입자 눈에 띄게 늘었다=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판매하고 있는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는 최저 3만 4,000원부터 시작하고 최고 요금은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피처폰 때와 비교해 기본 요금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최저 요금이 아닌 보조금과 단말기 구입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정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www.ftc.go.kr)가 지난 3월 15일 발표한 `2011년 통신시장동향조사`에 따르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용패턴보다 더 비싼 요금제로 가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통신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흔히 `반값통신료`라 불리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회선을 빌려쓰고 요금을 받는다. 이동통신 사업은 주파수를 할당받고 엄청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 그 동안 진입장벽이 높았다. 반대로 말해 주요 업체의 행보에 따라 이동통신 정책과 요금제가 결정되어 왔던 것이 사실.

MVNO가 일반화되면 여러 회사가 기존 이동통신사의 회선을 빌려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예컨대 선불식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다른 MVNO 사업자간의 경쟁을 통해 이동통신요금이 내려가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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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펼쳐=그 동안 MVNO는 인지도가 기존 이동통신사 요금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아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어왔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금씩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자사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MVNO 서비스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힌바 있다. SK텔레콤은 MVNO 서비스가 시작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5만명 가입자 돌파 기록을 세웠고, 이번에 또다시 5만명 늘어나는데 그 절반인 3개월로 단축시켰다.

특히 지난 1월 한달 간 약 1만 800명의 신규 고객이 모집돼 전월 대비 가입자가 33% 가량 늘었으며 영업일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2월에도 동일 수준의 신규 고객이 가입했다. 3월 역시 약 2만명 가량 가입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MVNO 시장 확대를 위한 SK텔레콤의 공격적인 자세가 지속되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USIM(가입자식별모듈) 번호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특히 저렴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해 이목이 집중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kct.tplusi.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 회선을 빌려쓰는 KCT와 달리 KT 회선을 이용하는 MVNO 사업을 펼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가입비는 물론 USIM칩과 채권료 등 5만 9,500원을 면제해 주고 추첨을 통해 100대의 유무선공유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CJ그룹의 역량을 이용해 자체 멤버십 혜택인 `ONE 포인트`를 CJ제휴사에서 최대 5배 적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cj.hellocj.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MVNO 사업자들이 저마다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는 오는 5월에 시행되는 `블랙리스트` 제도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휴대전화기를 살 수 있다. 이동통신사가 독점적으로 휴대전화기를 유통시키던 구조가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휴대전화기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만 구입하고 입맛에 따라 USIM칩만 바꿔 사용할 수 있어 MVNO 사업자들은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이와 함께 저가 단말기도 보급될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 김충식 상임위원은 MVNO 업계 CEO와 간담회에서 저가 단말기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했고,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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