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이 거버넌스 재건을 요구했다. ICT 관련 학회와 업계 대표들은 오늘 기자간담회를 열어, ICT강국 재도약을 선언하고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이 이렇게 나선 이유는 미리 배포한 선언서에 압축됐다. 이들은 우리 ICT산업이 몇몇 대기업을 빼고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본다. 이렇게 된 데엔 관련 법제도, 산업 육성정책, 산업생태계 조성 등에 대한 정책 당국의 리더십 부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주체는 지금으로선 정치권 밖에 없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여야도 이미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종종 밝혀왔다. 그러나 ICT산업계는 정치권 노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게 없고 부족하다고 본다. 각 정당에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ICT 거버넌스 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이유다. 이들은 또 19대 총선 비례대표에 직능대표로 ICT정책 전문가를 포함할 것을 주문했다.
공은 정치권에 넘어갔다. 서명운동이 본격화하면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총선이나 대선 과정에 그 거버넌스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정치권은 일단 이 상황을 잘 이해한다. 다만, 그 구체적인 방향 제시가 지금까지 없었다. 그저 단순한 정통부 부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산업계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산업계는 일방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 활력을 내도록 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거버넌스를 바란다. 여야는 따라서 ICT와 산업에 대한 철학을 담은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 고민이 빈곤하다면 당장 선거에서 ICT산업인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그저 표만 의식해 철학도 없는 겉만 화려한 껍데기를 제시한다면 더 큰 부메랑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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