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컴퓨터`라는 개념으로 시작된 스마트폰·스마트패드는 점차 얇고 가벼운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얇고 가벼운 휴대성을 무기로 스마트기기가 노트북PC·PMP·MP3 플레이어 시장까지 잠식했다. 노트북PC 업계는 스마트패드에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초슬림 노트북인 울트라북을 출시하면서 발 빠른 반격에 나섰다.
전자제품 두께 경쟁은 끝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 이상 얇아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지적도 있지만, 두께 경쟁은 하드웨어 혁신을 촉진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
올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두께 경쟁은 7㎜대 진입을 시작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해 8㎜대 진입을 놓고 박빙의 접전을 펼친 두 회사는 올해 7㎜대 제품을 먼저 내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리기판 두께 줄이기 외 반도체·전자부품 크기 줄이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S3를 7㎜대 두께로 구현하기 위해 세계 최소형인 1㎜ 이하 높이의 BtoB(Board to Board) 커넥터를 처음 적용한다. MLCC 등 칩 부품도 기존 제품보다 10~20% 부피가 줄어든 제품을 사용한다. 갤럭시S3에도 이전 제품과 같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 터치인 OCTA가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7㎜대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 회로 및 기구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유리를 얇게 깎는 `신글라스`에 올인하고 있다. LCD 유리기판과 커버유리를 얇게 깎아 7㎜대 두께 아이패드3와 아이폰5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글라스는 유리기판에 화학약품을 뿌린 뒤 폴리싱(연마) 처리로 두께를 줄이는 방식이다.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터치스크린패널(TSP)에 유리기판을 한 장 더 사용하기 때문에 신글라스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제품 완벽성을 추구하는 애플이 과연 몇 ㎜대 두께의 아이패드3, 아이폰5를 출시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너무 두께를 줄이면 그에 따른 수율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기업들이 애플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노트북 진영의 반격도 거세다. 울트라북은 지난해 인텔이 처음으로 발표한 개념이다. 13인치 제품은 두께가 19㎜, 14인치 제품은 21㎜ 이하 두께를 구현해야 한다. 인텔 코어급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하고, 최대 절전모드에서 시스템이 완전히 켜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7초 이내로 줄였다. 삼성·LG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델·에이서·아수스·도시바 등 해외 업체도 잇따라 울트라북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