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삼매경은 한자로 삼매경(三昧境)이다. 오직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하는 경지를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삼매경(三魅鏡)`은 망원경(望遠鏡), 현미경(顯微鏡), 만화경(萬華鏡)으로 대변되는 세 가지 매력적인 거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된 `삼매경(三魅鏡)`이라는 책도 있다. 여기서 거울은 얼굴을 비추어 보는 유리 거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망원경, 현미경, 만화경이다. 망원경, 현미경, 만화경이 모두 들어 있는 거울이 책이다. 책을 보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망원경, 지금 현실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현미경, 시시각각 변하는 요지경(瑤池鏡)의 세상을 점검해볼 수 있는 만화경이 들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저자의 메시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망원경으로 바라본 미래를 내다보고, 현미경으로 관찰한 현실을 들여다보며, 만화경으로 바라본 다양한 요지경을 감상해보는 것이다. 책은 추한 나를 비추는 반성의 거울이며, 세상을 다르게 비춰보는 전망의 거울이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은 다양한 안경을 쓰고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 사람이다. 내가 쓰고 있는 안경대로 세상이 보인다. 여기서 안경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지만 관점도 어떤 안경을 쓰고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망원경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미래학자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사회 변화 추세나 이슈를 중점적으로 본다. 현미경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현실주의자 관점으로 지금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이나 문제를 중심으로 관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망원경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자가 될 수 있고, 현미경으로만 세상을 들여다보면 미래 사회의 변화와 무관하게 현실문제에 매몰될 수 있다. 만화경으로만 세상을 감상할 경우 변화의 본질을 망각한 지나친 환상이나 몽상에 사로잡힐 수 있다. 세상 변화가 요구하는 `욕망(desires)`을 정확하게 간파하면서도 현실 세계가 원하는 `희망(hopes)` 사항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실 너머 세계를 꿈꾸는 `열망(aspirations)`을 포착해야 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세 가지 안경으로 요지경인 세상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바라본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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