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단연 창업의 해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 속에 대다수 부처 새해 사업계획에 창업이 포함됐다. 고용 없는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만성화된 청년실업 해법으로 정부가 찾은 묘안이 바로 창업이다. 주요 부처 중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교육과학기술부다. 그동안 별다른 창업관련 사업이 없었던 교과부 조차 ‘준비된 창업 인재 양성’이란 목표 아래 새해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호 장관 역시 지난해 말 “내년 교과부 핵심 사업은 바로 창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교과부의 의욕적 행보 속에 대학이 창업 전진기지로 부상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과부가 새해 주력 사업으로 창업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이유는 기존 창업정책이 장기적인 기업가정신 제고 보다는 단기적 창업지원정책이 주를 이뤄 제대로 된 창업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학 창업교육이 부족하고 기존 창업 강좌는 전문성 없는 교양과목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낮은 실정이다. 현재 창업 열기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선 기업가정신 고취를 통한 선순환 창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새해 교과부 대학 창업관련사업의 중심에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이 있다. 50개 대학에 총 1600억원을 투입하는 LINC사업 목표는 체계화된 창업교육으로 준비된 창업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그동안 중기청 등 많은 부처에서 진행해 온 다양한 사업들이 창업 열기 확산에 기여했지만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을 통한 기업가정신 전파에는 미흡했다는 판단이다. 누구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용기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는 창업가를 키우기 위해선 기업가정신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고 이런 인재를 키우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LINC 선정 50개 대학에 ‘창업교육센터(Entrepreneurship Center)’를 설치하고 대학별로 특성화된 창업교육을 실시한다. 창업동아리 지원과 5개 권역별 창업우수사례 설명회, 대학창업포럼 개최도 추진한다.
산업체와 협력 강화를 통한 창업 확대도 추진한다. 산업체와 공동 기획하는 캡스톤디자인과 산학공동 R&D 등을 통한 창업 장려는 물론 산학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교내 창업 및 취업지원업무를 산학협력단에서 총괄 관리토록 했다
◇자금지원과 제도개선=창업자금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한다. 대학 적립금을 활용한 대학 내 벤처기업투자를 장려하고 중기청 모태펀드 내 대학 창업자 지원 전용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창업 열기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착수했다. 취업률에 ‘1인 창업’을 포함하고 창업 관련 정보공시 확대로 일선 대학들의 창업역량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 일선 대학에 창업휴학제를 도입하고 입학전형에 창업경력자 포함을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산학협력중점교수 확대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창업 지도를 늘린다. 교수업적평가 산학협력분야에 창업동아리 지도활동과 학생창업실적 등을 반영해 교수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할 방침이다.
◇창업 교육 강화=대학 교과과정도 창업에 초점을 맞춘다. 대학 1~2학년부터 기업가마인드 교육을 강화하고, 직업진로의 하나로 창업을 고려할 수 있도록 정규과목에 다양한 창업 강좌를 개설한다. 교과과정은 인문사회 및 예체능 등 전공별 특성을 반영해 기존 기술창업 일변도를 탈피할 계획이다.
창업교육프로그램은 실전이 포인트다. 사업아이템 발굴부터 시장조사,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자 등록까지 실제 창업을 체험할 수 있는 강좌에 주안점을 둔다. 대학이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창업실전 프로그램은 전경련,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의 협력을 통해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중고교 대상 창업교육 강화도 추진한다. 우수창업인재 육성을 위해선 중·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창업을 직업진로의 하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규교육과정 내 기업가마인드 교육 및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기업가마인드를 우선적으로 심어 줄 방침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가마인드 및 창업 중요성 교육을 추진한다.
최은옥 교과부 산학협력관은 “지금까지 대학에 제대로 된 창업지원시스템이 없었고 창업 문화도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새해 대학 정규과정에서 창업 교육이 이뤄지고 산학협력단 중심으로 대학이 체계적인 창업지원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교과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