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이 1분기 미국 PC 시장에서 HP를 제치고 출하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부품 수급 차질로 시장이 역성장한 가운데 델이 기업용 PC 부문에서 선방한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델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데스크톱·노트북을 393만6000대를 출하해 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고, 점유율은 2%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지난 해 1위였던 HP는 1분기 출하량이 322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은 24.3%에서 20.5%로 감소하면서 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어 레노버와 애플이 각각 314만6000대와 266만1000대를 출하, 시장 점유율 3위와 4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5위는 89만2000대를 출하한 대만 에이서다.
델이 미국 시장 1위로 올라선 건 기업용 PC 강세 영향으로 분석된다. 1분기 미국 PC 시장은 공급망 악화로 출하량 1575만1000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 역성장했다. 특히 소비자용 PC 출하량이 부품 가격 인상과 고물가 영향으로 9.5% 감소, 5% 역성장한 기업용 PC보다 타격이 컸다. 500달러 미만 저가 PC 출하량은 18.7% 줄었다.
델은 기업용 PC 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고부가가치 기업간거래(B2B) 제품 중심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시장 침체에도 기업용 PC 업그레이드 수요를 흡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HP는 상대적으로 소비자용 PC 비중이 높아 부품 공급 차질과 제조 원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점이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PC 제조사별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각각 700%·800% 이상 급등했다.
옴디아는 메모리 공급이 AI 서버로 집중되면서 범용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보급형 기기 이익률이 줄어 저가형 PC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으로 올해 미국 PC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1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 업계 관계자는 “최소 내년까지는 메모리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제조사 수익성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공급 부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PC 시장 점유율과 출하량 향뱡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