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냉각장치 넘어 AI팩토리 통째로 공급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간 회동을 계기로 LG가 냉각장치 중심이었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AI팩토리 풀스택 공급으로 확대한다. LG전자의 냉각 기술에 배터리와 전력,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역량을 결합해 AI팩토리 전체를 패키지로 공급한다.

LG는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냉각·전력·정보기술(IT)을 검증하는 AI팩토리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 규모로 확대해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학습 등에 활용한다. 검증한 통합솔루션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게 패키지로 제안할 방침이다.

AI팩토리는 데이터와 전력을 투입해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고 토큰과 지능을 생산하는 컴퓨팅 인프라다. AI와 로봇을 적용한 자동화 제조공장과는 구분된다.

기존 LG전자의 AIDC 사업은 칠러와 냉각수분배장치(CDU), 콜드플레이트 등 열관리 장비 공급에 집중됐다. 구 회장과 젠슨 황 CEO간 회동을 통해 LG전자의 냉각 기술 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와 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노하우, LS의 전력솔루션까지 AI팩토리 관련 솔루션을 한 번에 공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LG가 구축하는 AI팩토리는 자체 에이전틱 AI와 피지컬AI 사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도 활용된다. 로봇과 자율주행에 필요한 AI 모델을 학습·고도화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투입한다. LG는 이를 가상공간의 AI 지능을 산업 현장과 일상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앵커'로 규정했다.

로보틱스 사업은 제조·물류 현장 실증에서 가정으로 확대한다. 올해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라인에 휠베이스 로봇 'LG 클로이드'를 투입하고, 내년 1분기에는 엔비디아 '아이작 그루트' 기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공개한다. 제조현장에서 확보한 작업 데이터와 로봇 제어·안전 기술을 축적해 장기적으로 가전과 로봇이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제로 레이버 홈'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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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주)LG 대표(오른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왼쪽)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로봇은 LG가 선물한 것으로, 구광모 대표와 젠슨 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의 사인이 담겨있다.

이같은 협력은 6월 서울 홍대 '삼겹살 회동' 이후 두 달여 만에 나온 구체적 사업화 모델이다. 삼겹살 회동에 참석한 국내 기업 가운데 로봇의 제조현장 실증부터 AI팩토리 구축, 자율주행 플랫폼까지 피지컬 AI의 전 과정을 하나의 사업모델로 구체화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엔비디아가 AI 모델과 연산 플랫폼을 제공하고 LG는 냉각·전력 인프라와 로봇·자동차 등 AI가 현실에서 작동할 기반을 맡는 역할 분담도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삼겹살 회동 참석 기업 가운데 LG가 엔비디아의 피지컬AI 실행계획을 가장 먼저 구체화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가전과 전장·배터리·센서·데이터센터 냉각 등 LG의 폭넓은 사업 기반과 기술력이 꼽힌다.

LG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기점으로 가상 공간의 AI 지능을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앵커이자 산업 및 생활 공간 전반의 자율 운영을 구현하는 '글로벌 솔루션 공급자'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AI인프라 분야에서는 풀스택 역량을 갖춰 글로벌 탑 수준의 AI 팩토리 공급자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 R&D 캠퍼스에 LG전자가 구축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해 LG전자 고위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파트너십을 논의한다.

구 회장과 황 CEO가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회동한 직후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인공지능(AI) 및 로보틱스 사업 핵심 인사가 답방하면서 양사 협력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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