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차전지 시장은 중대 변환점을 맞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이 고성능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전지에서 자동차와 전력저장장치(ESS)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휴대폰의 경우 1개의 배터리 셀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150~200개의 셀이 사용된다. ESS는 자동차보다도 몇 배 이상의 용량이 필요하다.
폭발적인 배터리 사용량 증가로 2차전지 시장은 올해 13조원에서 2015년 40조원으로, 성숙기에 접어들 2020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수요 확산에 따른 재료비 상승이다. 2차전지는 리튬, 코발트 등 매장량에 한계가 있는 금속을 주 원료로 사용한다.
2차전지를 많이 만들수록 원가 부담이 커진다. 코발트는 지난 1992년 파운드당 16~17달러에서 현재 50~60달러로 올랐다. 전기차의 경우 전체 재료비에서 2차전지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때문에 최근 산업계에선 2차전지 수요처 확대와 동시에 주요 소재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표적 예가 양극재 분야다. 리튬코발트옥사이드(LCO)계 양극재의 퇴조와 동시에 니켈코발트망간(NCM)계 제품이 부상 중이다.
NCM은 기존 LCO보다 고가재료인 코발트 함량을 3분의 1로 줄인 제품이다. 조성 비율에 따라 5분의 1, 7분의 1 등으로 낮춘 것도 있다.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전기자동차와 ESS 등에서는 NCM 채택이 늘어나는 이유다. NCM 양극재 제조사는 국내 엘앤에프가 있다. 이 외 삼성정밀화학이 일본 토다공업과 협력해 NCM 양극재를 준비 중이며, 코스모신소재도 가세했다.
NCM 양극재와 더불어 주목 받는 소재 중엔 전구체도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 앞단에 있는 소재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에코프로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NCM 전구체를 양산 중이며, 이엠티·이앤드디 등이 이 분야 후발 주자로 도전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도 미래 2차전지 시장 변화에 주목할 소재다. 리튬인산철은 코발트 대신 매장량이 풍부한 철을 이용해 최종 배터리 가격을 30~40% 낮출 수 있다. 리튬인산철은 화학적으로 안정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과열, 과충전 상황에도 폭발 우려가 적다. 자동차, 전력저장시스템 등에서 주목 받는 이유다. 단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리튬인산철 소재는 한화케미칼, LG화학 등이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음극재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가격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석(Sn)과 규소(Si)가 차세대 음극재료로 부상하고 있다. 주석과 규소는 체적당 용량이 현재의 주 재료인 흑연보다 8~11배 크다. 하지만 리튬을 흡수하면 체적이 팽창하는 단점이 있다.
<양극재 종류와 특징>
(출처: 한국전지산업협회)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