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의 에듀Will-be] <244>신중과 소심

 커피를 즐겨 마시는 박준식씨는 얼마 전 커피메이커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 구입하려는 커피메이커의 모델명을 선정한 후 사용후기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구입 만족도는 어떠한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후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를 찾아 정가에서 얼마나 할인을 받아 살 수 있는지를 따져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박씨는 이 모든 과정을 모두 마친 후에도 커피메이커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커피를 즐겨 마시기에 구입을 결심했지만 구입 후 과연 얼마나 자주 사용하게 될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다.

 웹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K대리는 이벤트 페이지 작업을 하면서 조사 하나 때문에 한 시간 넘게 고민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조사 하나지만 그 조사에 따라 문장의 매끄러움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종안을 넘긴 후에도 몇 번씩 수정을 요청해 주위 동료들에게 원성을 살 때도 있다.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인데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어떤 일이든 한 번 더 돌아보고 생각하는 신중함이 필요하지만 그러한 신중이 지나치면 세심이 되고, 또 세심이 지나치게 되면 소심이 된다고 한다. 좀 더 신중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그 정도가 지나쳐 소심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커피메이커를 구입하기 위해 사용후기를 살펴보고,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신중하다고 볼 수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입을 미루는 것은 결국 헛수고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미 다 넘어간 기획서에서 조사 하나 바꾸기 위해 추가 작업을 요청하는 것은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꼭 필요하지 않은 수고스러움을 줄 수 있다.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처럼 잘 아는 일이라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처리하려는 자세는 분명 좋은 자세다. 그런데 그 돌다리를 지나치게 두들겨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거나 기회를 놓쳐버리는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신중하되 한 번 결정한 일에는 주저 없이 실천할 수 있는 과감함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에듀윌 양형남 대표 ceo@eduw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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