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로 살펴본 2011년 대중문화계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열풍으로 문을 연 올해 대중문화계는 시사 코미디 붐 속에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유행어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MBC `나는 가수다`처럼 프로그램명 자체가 숱한 패러디를 양산한 예도 있었고, MBC `최고의 사랑`이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코믹한 표현과 귀여운 의성어로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유행어를 통해 올 한해 대중문화계를 돌아봤다.

◇사회풍자가 담긴 유행어 인기 = KBS 2TV `개그콘서트`는 국민 코미디 프로그램답게 올해도 숱한 유행어를 배출했다.

올해는 풍자와 사회비판을 반영한 유행어들이 유독 사랑을 받았다.



`비상대책위원회`의 본부장 김원효가 입버릇처럼 하는 "야, 안돼~"는 정부의 무사안일주의와 무능함을 비꼬는 말로 인구에 회자됐다.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은 `어렵지 않아요`라는 말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자조 섞인 풍자로 풀어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최효종은 `애정남`에서도 `애매합니다잉~`을 연발하며 남의 눈을 의식하는 속물주의를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풍자 바람의 시발점이 된 인터넷 정치풍자쇼 `나는 꼼수다`도 유행어의 산실이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권력의 눈치를 보고 사는 사람들을 향해 `쫄지마`를 시도때도없이 외쳤고 `가카(각하)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며 권력 상층부를 풍자했다.

◇`나는 가수다` 열풍 = `나는 가수다`는 프로그램명 자체가 유행어가 됐다. `나는 꼼수다`를 필두로 영화 `나는 아빠다`, 코미디 `나도 가수다`와 같은 패러디들이 쏟아져 나왔다.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에다 프로그램명의 강렬한 인상이 더해진 결과였다.

MBC 장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도 올해 어김없이 유행어를 만들었다.

정형돈은 자신만의 패션철학을 내세우며 연예계의 소문난 패셔니스타 지드래곤을 향해 자신만만하게 `지드래곤, 보고 있나`를 외쳤고 이후 `○○, 보고 있나`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내세우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들의 사회생활 적응기를 다룬 오피스 특집에서 멤버들이 상대방의 고백에 떨떠름하게 대응하며 건네는 `그랬구나`란 말 역시 유행어 대열에 합류했다. 게스트 정재형의 독특한 웃음소리를 흉내 낸 `오홍홍홍홍`도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최근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순수한 영혼의 폭주족 김꽃드레(안영미)가 외치는 `간디작살`이 큰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사랑 받았다.

◇드라마 유행어 산실은 `최고의 사랑` = 올해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현빈)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와 `이탈리아 장인이 손수 한땀한땀 정성 들여 만든`과 같은 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시크릿 가든`의 열풍은 `최고의 사랑`이 이어받았다.

`최고의 사랑`의 한류스타 독고진(차승원)이 입에 달고 사는 `나 독고진이야!`는 자신만만한 캐릭터와 절묘하게 어울리며 그의 존재감을 부각했고 구애정(공효진)과 주고받은 `극뽁` `충전` `띵똥`과 같은 표현들은 드라마에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종석(이종석)이 두 주먹을 볼에 대는 손동작과 함께 보여준 `뿌잉뿌잉`은 애교 넘치는 제스처로 사랑받았다.

이밖에 축구선수 차두리가 한 제약사 광고에서 부른 `간 때문이야`는 웬만한 방송가 유행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