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제4 이동통신 사업 면허를 따내려던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과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제4 이동통신사 탄생의 꿈과 함께 ‘와이브로(WiBro)’ 활성화 기대도 흩어졌다. ‘와이브로’는 지금처럼 그저 KT와 SK텔레콤의 이통서비스에 덧붙인 상품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값싼 이통서비스가 등장해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까지 무너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신용섭 상임임위원은 경쟁 활성화에 따른 요금 인하 정책의 대안으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들었다. 시장의 실망을 위로하려는 뜻을 모르는 바 아니나 MVNO로 제4 이통사업자를 대신하기 힘들다.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고 망을 가진 기존 사업자의 설비를 이용하기에 후방 통신장비산업을 살찌우는 데 한계가 있다. 장비산업계의 실망이 큰 이유다.
휴대폰 부품과 기지국·중계기 수요가 제자리걸음을 치게 됐으니 중소기업엔 몇 곱의 고통이다. 오죽하면 1800여 중소기업이 십시일반해 IST 지분까지 사들일 생각이었겠는가. 갈팡질팡하다가 IST에서 발을 뺀 현대그룹, 동반 탈락 경고도 무시하고 분열과 갈등을 일삼은 두 컨소시엄을 향한 원망이 큰 까닭이기도 하다.
통신 정책과 시장의 한계도 드러났다. 통신 3사로 굳어진 과점체제로부터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함을 방증했다. 와이브로 같은 경쟁 활성화 정책 자원으로 시장 과점을 깨기에 힘이 모자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여러 기간통신 자원 이용의 처음과 끝을 방통위가 정했다. 그 무거운 책임을 각인했다면 다시 나서야 한다. 와이브로 정책 전반도 아울러 재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 힘을 합치지 못한 두 컨소시엄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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