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년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자에게 추가 과금하는 프리미엄 인터넷서비스를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일부 스마트TV 이용자 가구에 인터넷 접속 제한 문제가 발생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스마트TV 망 중립성을 둘러싼 통신사업자와 제조사 간 논리 공방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스마트TV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주 공개된 정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안)이 통신사업자가 기존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리형(manage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데 따른 것이다. KT는 오래전부터 서비스를 준비해오다 최근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안)으로 사실상 관리형 서비스가 인정됨에 따라 출시 방침을 굳혔다.
관리형서비스는 현행 최선형(best effort) 서비스와 달리 특정 트래픽 품질을 높여 특정 고객에게 제공하는 프리미엄 상품이다. 일반 PC에 비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스마트TV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추가 과금하는 구조다.
스마트TV 서비스에 품질보장(QoS)이 적용되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인터넷으로 스마트TV를 이용하는 현 제도에 비하면 요금이 오를 수 있다. 제조사 측면에서는 스마트TV 판매 시 인터넷 접속 요금요인도 감안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스마트TV와 관련한 인터넷 이용약관은 모호하다. 12월 약관에 따르면 이용자가 추가로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단말’이 ‘단말(PC 등)’으로 기재돼있다. 추가 허용범위로 PC를 우선시함을 명시한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스마트TV 접속 제한 논란도 일어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스마트TV 이용자로부터 특정사업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사례조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에 부여된 맥(Media Access Control) 주소가 차단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한 후 대응방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TV를 둘러싼 통신사업자와 제조사 간 공방은 상반기부터 일기 시작했다. 통신업계는 스마트TV가 네트워크용량 고려 없이 설계돼 동일하게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IPTV보다 최소 5배 이상 백본 투자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제조사가 트래픽 급증에 따른 망 투자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게 통신업계 주장이다.
지난 8월에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스마트TV 제조사에 네트워크 투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정부 망 중립성 정책이 확정된 후 대응방침을 밝히겠다”고 답변했다.
최근 발표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안)에 스마트TV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많아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자 간 이해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통신사업자도 사태악화를 막기 위해 정면 충돌은 피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 등을 취할 계획은 없다”며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조사와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을 가동하는 등 상호 협력하는 형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TV 트래픽과 망 투자비용 추정치> ※자료: 통신업계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