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제가 벌 테니 여러분은 개발에 매진하세요.”
5년차 벤처기업 네무스텍에는 아직 영업사원이 없다. 이 회사 이승종 대표는 지금껏 혼자서 동분서주하며 영업을 뛰고, 직원들은 개발에 전념시켰다. 이 대표는 “해외 기업의 사업 제의가 늘어나면서 최근 처음으로 영업사원을 뽑고 있다”며 웃었다.
네무스텍은 지난 2007년 설립된 모바일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경험(UX) 프레임워크인 ‘티파니’를 비롯해 휴대폰 개발 플랫폼 ‘렉시’, 개발 솔루션 ‘빌드 스페이스’ 등이 대표 상품이다. 개발 플랫폼·솔루션은 제조업체가 스마트폰을 개발할 때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앱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저작도구와 디자인, 그래픽 효과 등을 모은 것이다. 말그대로 ‘모바일 개발자를 위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창업자인 이 대표는 삼성전자 개발자에서 출발해 제이텔이라는 벤처로 자리를 옮겨, 국내 첫 PDA인 ‘셀빅’에 함께 했다. 이후 모코코에서 모바일 사업을 이끌었고, 네무스텍을 창업했다. 현재 70여명 직원 중 관리직 일부를 제외하면 80%가 개발자다.
이 대표는 “개발자의 어떤 아이디어도 훌륭한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력 7~8년만 되면 개발 업무에 손을 떼고 관리직을 맡는 업계의 기존 관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기자가 둘러본 네무스텍 사무실에는 젊은 이들로 가득찬 보통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달리 ‘중년 아저씨 개발자’도 쉽게 눈에 띄었다.
네무스텍이 영업사원 한 명 없이 지금처럼 회사를 키우게 된 데에는 나름의 비법이 있다. 개발한 각종 솔루션 시제품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연이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을 탔다. 이 대표는 “모두 제품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며 “이런 성과는 결국 개발자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나무스텍은 최근 B2B 시장에 이어 B2C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풀(Full) 3D로 바꿔주는 ‘레지나 3D 런처’가 대표 상품이다. 이 제품은 최근 ‘2011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대상’에서 상품상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 역시 입소문만으로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 모았다.
이 대표는 “중국·인도, 남미 등 이머징 마켓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업체에서 ‘레지나 3D 런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