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기업 임원들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무대를 세계 시장으로 확대 중인 대기업 입장에선 세계 시장을 꿰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의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전략담당 요직에 이례적으로 외부인 영입을 결정했다. 회사는 6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송호준 액센츄어코리아 전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송 전무는 내달 1일부터 삼성SDI에서 근무한다.
송 전무는 액센츄어코리아에서 글로벌 시장 경영컨설팅 전문 컨설턴트(파트너)로 일해왔다. 삼성·동부·SK 등 금융 및 자원산업 부문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전지사업 중심의 글로벌 경영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는 삼성SDI는 자사 글로벌 경영전략을 주도할 인물로 송 전무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 전무는 과거 8년간 삼성물산에 근무하며 전략기획실 과장을 지낸 바 있어 삼성의 전략을 잘 이해하면서 글로벌 경영 컨설팅 능력을 보유해 적임자라는 평가다.
앞서 LG그룹에서도 혁신을 이끌 요직에 글로벌 경영 전략 컨설턴트를 잇따라 영입한 바 있다. 지난해와 재작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전무급 임원으로 외국계 컨설팅 업계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2009년 LG전자가 액센츄어타이완 대표였던 현 김경호 전무를 정보전략팀장으로 선임해 전사 IT 기반 혁신을 총괄토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LG디스플레이 현신균 업무혁신센터장도 혁신을 추진할 인물로 영입한 케이스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들 영입 인사를 주축으로 새로운 IT체계 도입 시도 및 업무 개선을 활발히 꾀하고 있다.
삼성·LG 등 기업들이 경영체질을 바꾸기 위한 혁신을 수행할 요직으로 컨설팅 출신을 영입하는 이유는 글로벌기업 운영사례에 대한 이들의 다양한 경험을 높이 평가해서다.
이달 삼성전자 전무급으로 자리를 옮긴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전 대표도 2007년까지 액센츄어에 10년 이상 몸담았던 정통 컨설턴트 출신이다. 한국타이어의 업무 혁신 총괄 및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하고 있는 안재환 엠프론티어 대표는 한국IBM GBS에서 제조 전문 컨설턴트로 재직하다 연초 합류했다.
권혁창 SK건설 상무도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액센츄어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건설업종에서 IT 혁신을 꾀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하나다. 김준식 GS샵 본부장도 시스코코리아에서 유통 업계 등 전문 컨설턴트로 재직하던 경험을 살려 대단위 차세대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면서 홈쇼핑 업계 IT 혁신사례를 일구고 있다.
외국계 컨설팅 업계 한 관계자는 “컨설턴트들은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객관적 시각을 갖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적합해 영입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