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철수하지 않는 화웨이의 힘

 올해 2월 말부터 8개월 동안 이어진 리비아 내전으로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은 현지 직원을 귀국시켰다.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였지만 예외가 있었다. 주인공은 네트워크 장비업체 화웨이다.

 화웨이 직원이 일촉즉발의 리비아에서 철수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네트워크가 끊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위험 지역에서 직원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무리한 조치지만 고객 네트워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뚝심은 화웨이 성공의 1등공신이다.

 니혼게이자이는 31일 화웨이의 성공 비결과 향후 전망을 게재했다.

 화웨이의 리비아 사례는 창업자이자 CEO인 런정페이 회장이 늘 강조한 “우리는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네트워크의 안정성에 책임을 진다”는 경영 철학 때문이다. 이 회사는 1988년 창업 후 중국 농촌 지역 전화교환기에서 시작해 아프리카와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했다.

 신흥국가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진국으로 진출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65%에 달한다. 내로라하는 미국과 유럽 기업을 제치고 화웨이는 에릭슨에 이어 세계 통신장비 시장 2위까지 뛰어올랐다.

 화웨이는 통신 장비 일변도에서 탈피, 기업용 시스템과 스마트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시스템은 2009년 시작 후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 올해는 기업용 시스템에서 4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스마트폰도 중국에 이어 일본 시장까지 진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화웨이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전망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중국군과의 밀월 관계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뒤에 인민해방군이 있다고 지적한다. 런정페이 회장은 인민해방군 출신이다.

 미국 정부는 2008년 화웨이의 쓰리콤 지분 인수를 불허했다. 올해 2월 스리리프시스템즈의 자산을 사려는 화웨이의 시도도 저지했다. 하나같이 ‘안보 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화웨이는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안보 이슈는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의 명확한 걸림돌이다.

 

 화웨이 기업 현황

 ◇설립:1988년

 ◇대표이사:런정페이(任正非)

 ◇자본금:9조1240억원(2010년 말 기준)

 ◇매출:32조3354억원(2010년 기준)

 ◇영업이익:5조1113억원(2010년 기준)

 ◇임직원수:약 12만명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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