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품업계가 스마트폰 부품을 증산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후발주자지만 부품 주도권은 뺏기지 않으려는 포석이다. 70조원이 넘는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뺏으려는 한국과 지키려는 일본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니혼게이자이는 31일 자국 기업의 스마트폰 부품 투자 및 증산 계획을 보도했다. 소니와 TDK는 대규모 투자로 각각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와 배터리 생산을 늘린다. 무라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알프스전기는 터치패널 공급 능력을 높인다.
소니는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나가사키현 이사하야 공장에 500억엔(약 7276억원) 이상을 투자, 내년에 10~20% 증산한다. 소니의 올해 이사하야 공장 생산 목표는 월 실리콘 웨이퍼 5만장 규모다. 이를 6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눈 역할을 한다. 소니는 빛이 적어도 깨끗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4S에 소니 이미지센서를 사용했다. 소니는 외부 위탁 생산도 늘려 폭증하는 스마트폰 수요를 채울 방침이다.
TDK는 스마트폰용 초박형 배터리 생산을 내년에 30%가량 늘린다. 최근 100억엔(약 1457억원)을 들여 중국 후젠성에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는 등 3개 생산 거점에서 모두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DK는 올해 스마트폰 배터리 매출을 600억엔(약 8745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작년보다 약 20%는 높아진 금액이다. 이 회사는 증산 효과로 2014년께는 배터리 매출을 1000억엔(약 1조457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라타는 2013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 MLCC 공장을 짓고 있다. 필리핀 공장의 면적은 23만㎡로 일본 내 무라타 주력 공장에 버금간다. 기존 중국과 태국 공장을 합친 규모보다는 두 배 크다.
이밖에 알프스전기는 터치패널을 비롯한 스마트폰 부품 증산에 나섰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스마트폰 부품 매출을 올해보다 100% 성장한 1200억엔(약 1조749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니혼게이자이는 스마트폰 전자 부품 시장을 5조엔(약 72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신문은 일본 스마트폰 부품 업체의 증산 움직임을 한국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투자와 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