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품질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승산이 없습니다. 실무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계속해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죠.”
조영철 파이오링크 사장은 자사가 하고 있는 사업을 ‘송곳’에 비유했다. 송곳처럼 좁은 곳을 깊게 파 내려가는 것이 전문기업의 경쟁력이란 설명이다.
파이오링크는 순수 자체 기술로 애플리케이션 스위치를 개발하는 국내 업체다.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네트워크 시장에서 최근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탄탄하게 사업을 전개 중이다. IDC와 프로스트앤설리반 등 공신력 있는 시장 조사기관이 연달아 2011년 상반기 한국 내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점유율 1위로 파이오링크를 꼽았다.
조 사장은 △고객이 만족하는 것에 귀를 많이 기울인 것 △파트너와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 △한 분야(애플리케이션 스위치)에 올인 한 것 등을 회사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3년 전 정부 기관에 들어갈 때 일이에요. 글로벌 업체인 경쟁사가 100대를 납품했다면 우리는 20대를 공급하는 상황이었죠. 딱 3년 만에 그 수치가 역전되었습니다. 값싸고 운용하기 쉽고, 고장 안 나고. 파이오링크 스위치를 안 쓸 이유가 없지요.”
조 사장은 편견을 뚫는 단계만 지나면 국산 제품이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오링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 파이오링크에 대해 ‘국산 스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믿고 쓸 수 있다’는 평을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조 사장은 오히려 국내 기업이 국산이라는 명제에 얽매여 정부와 고객사로부터 혜택을 바라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도 시장이 제대로 된 기술평가(BMT)를 하고, 적정한 가격에 공급 예산을 잡고, 유지보수율을 제대로 책정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장하면 나머지는 경쟁에 맡겨 맷집과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쪽이다.
조 사장은 앞으로 중국 시장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현재 20%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최근 중국 총판과도 새롭게 계약을 맺고 판로를 확장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정정당당히 경쟁해 시잠점유율을 늘려왔습니다. 중국 지역의 상대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지금까지 확보한 경쟁력을 현지화해 제품으로 승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지금까지 ‘송곳으로 깊게’ 파왔다면 앞으로는 그 구멍을 좀 더 넓혀볼 생각이다. 보안과 관리 기능 등 실무자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글로벌 기업이 점유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는 것은 국산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숙명”이라며 “하지만 그 브랜드도 결국 제품이 받쳐주지 않으면 생명력을 지속 할 수 없다”며 ‘제품 제일주의’를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