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LCD 업계가 중소형 패널에 올인한다. 세계 TV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된 대형 패널 대신 이 같은 전략을 선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이 TV용 LCD 패널 생산 거점인 히메지 공장을 내년 봄부터 스마트패드용 중소형 패널 라인으로 교체한다고 26일 보도했다.
샤프는 지난 6월 주력 공장에서 중소형 패널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도시바와 히타치, 소니는 중소형 패널을 전담할 신규 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파나소닉 결정까지 더해져 일본의 모든 LCD 업체가 주력 사업을 TV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바꾼 셈이다.
효고현에 위치한 히메지 공장은 2010년 4월 완공한 파나소닉의 최신 LCD 공장이다. 3조원 이상을 투자해 8.5세대 생산 라인을 만들었다. 32인치 LCD TV 기준 월 81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파나소닉의 이 같은 투자는 LCD TV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만 6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 파나소닉의 중소형 패널 사업은 처음이 아니다. 2002년 도시바와 중소형 패널 사업을 통합한 후 2009년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은 파나소닉이 TV용 패널을 만들던 지바현 소재 모바라 공장을 매각한다고 전했다. 히메지 공장 생산 전환과 모바라 공장 매각 보도가 사실이라면 파나소닉은 중소형 패널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셈이다.
파나소닉에 앞서 일본 중소형 LCD 업계 1위인 샤프는 가메야마 공장을 중소형 패널 라인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내년이면 생산 라인 80%를 중소형 패널로 채울 방침이다. 가메야마 공장은 2006년 세계 최초로 8세대 패널을 생산한 일본 LCD 산업의 얼굴이다.
8월 말에는 도시바와 히타치, 소니가 중소형 패널 사업을 통합, 신규 법인을 만들었다. 일본 정부가 3조원을 지원, 궁지에 몰린 3사가 독자 노선을 포기한 사례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LCD 업계의 사업 재편 배경을 “한국과 대만 업체에 밀린 대형 패널 라인을 시장성이 높은 중소형 패널 위주로 재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했다. 이 신문은 중소형 제품은 일본이 기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악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LCD 업계 사업 재편 현황
자료: 각사 종합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