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연말에 문 닫나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후원 자금줄이 막히면서 연내 폐쇄 기로에 서 있다. 미국 정부가 위키리크스와 거래하는 카드사, 은행 심지어 온라인 결제시스템까지 막았기 때문이다.

 25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샌지는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말 위키리크스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며 “재정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미 금융업체들이 등을 돌린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비자, 마스터카드 등 오프라인 금융사는 물론이고 이베이의 페이팔(Paypal) 등 온라인 결제시스템까지 막혔다.

 어샌지는 “미 정부 압박으로 눈치를 보고 있는 미국 금융사들은 각성해야 한다”며 “이 봉쇄가 풀리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위키리크스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위키리크스 지지자 소액기부에만 의존했지만 이제부터 부자들의 기부도 받겠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는 줄리안 어샌지 발언과는 별도로 성명을 발표했다. 위키리크스 측은 “최근 1년 가까이 아무 이유 없이 금융 거래가 중단돼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정부와 금융업체가 합작해 우리를 압박하면서 수익 95%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총기부금은 140만유로였지만 올해는 7만~9만5000유로로 약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재 위키리크스는 지난 7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유럽연합(EU) 조약 반독점 규정을 어겼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 결과는 11월 중순 나온다.

 미국 금융업체들은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25만 문건을 폭로하자 ‘이는 미국인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는 짓’이라고 비난하며 올해 초 관계를 끊었다. BOA,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은 위키리크스가 불법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재무 서비스 회사 ‘텔러애즈’의 조사결과 어떠한 불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외교 전문 대량 유출 방지 대책으로 기밀 취급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대통령령을 확정해 발표하는 등 위키리크스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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